항목 ID | GC016B02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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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조택희 |
“세 성씨[민씨, 정씨, 한씨]들의 주도로 마을 화합을 해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았어요.”
작동은 세 성씨에 해당하는 적은 가구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살아가고 있는 작지만 유대감이 강한 마을이었다. 그래서 이 마을에 가면 이웃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젓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안다는 옛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의미의 공동체적인 삶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작동 안동네가 그전에 52채가 있었어요. 굴다리 밑으로도 우리 동네인데 거기가 스물 댓 가구 정도 하고 현재 내가 사는 데가 능안이라고 거기에 능이 하나 있었거든요. 거기가 여섯 집 있었고. 그런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대수는 거의 마찬가지예요. 거진 비슷해요.”(이창갑, 작동 지역 원로, 1941년생) (조영제, 작동 지역 원로, 1943년생)
작동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좋은 일이 있으면 다 같이 모여 서로 축하해주고 음식도 나누어 먹으면서 기쁨을 같이 나누었다. 또 슬픈 일이 있으면 서로 위로하고 슬픔을 반으로 나누면서 이상적인 공동체를 꾸리기 위해 노력했다.
“누구네 생일이라고 하면 동네사람들 다 모여서 애들까지 다 얻어먹었어요. 오죽하면 할아버지 제삿날만 되면 잠을 쫓으면서 기다렸다가 줄을 쭉 서가지고 음식을 얻어먹어요. 그 재미가 얼마나 좋은지.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없죠. 옆에 있는 사람이 죽어나가도 모르잖아. 참 그때가 정겹고 살아가는 게 더 재미있고 그랬는데.”(이창갑, 작동 지역 원로, 1941년생) (조영제, 작동 지역 원로, 1943년생)
점차 가족의 정이 사라지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익숙해있는 현대인들에게 작동 사람들의 나눔의 정은 분명 동경할 수밖에 없는 삶이다.
“옛날에는 누구네 애가 죽었어도 누구네 애가 죽었다고 금세 소문이 날 정도로 모두 가족 같았어요. 주로 한씨, 민씨, 정씨가 주도를 하고 살았지만. 그렇게 세 성씨들이 화합을 해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았기 때문에 더욱 화목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아쉽게도 그런 모습을 찾을 수가 없어서….”(이창갑, 작동 지역 원로, 1941년생) (조영제, 작동 지역 원로, 1943년생)
마을의 화목한 모습은 대보름날이면 더욱 빛을 발했다. 마을 사람들은 겨울 기운을 뚫고 봄 햇살이 포근하게 내려쬐는 마당에 멍석을 깔아놓고는 마을회관에 고이고이 모셔두었던 먼지 묻은 장구와 꽹과리 등을 꺼내서 ‘째쟁 째쟁 둥둥’소리를 울리면서 신명나게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마을 어른들은 잔치 때마다 흥겨운 리듬을 타면서 두 손을 치켜들고 춤을 추었다. 한 해 농사가 풍년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을의 큰 잔치가 신명나게 펼쳐지고 나면 마을 산등성이, 바위 언저리에 남아있던 잔설이 땅속을 뚫고 스며들었다. 동네 어귀에서 들려오는 돼지 멱따는 소리는 긴 겨울잠을 자고 있던 마을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어머니들은 옆에서 지글지글 부침개를 부치다가도 흥겨운 리듬에 신명이 나면 “나도 한 번 춰보세~”하면서 주걱을 드신 채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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