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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들과 전 효자」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778
한자 澄溪-全孝子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유등면 외이리
집필자 박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2년 12월 - 「징계들과 전 효자」 『순창의 구전 설화』상에 수록
성격 지명 유래담|효행담|보은담
주요 등장 인물 효자 전씨|처녀
모티프 유형 승천하는 용들의 싸움|효자의 시은|용의 보은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유등면 외이리에서 효자 전씨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징계들과 전 효자」는 승천하려는 황룡을 도와 소원을 성취하고 병든 어머니를 잘 봉양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씨의 효행담이자 승천한 황룡의 보은담이다. 효자 전씨가 황룡을 도운 보답으로 받은 들의 이름이 ‘징계(澄溪)들’이란 점에서 보면 지명 유래담이기도 하다.

[채록/수집 상황]

2002년 12월 양상화가 엮어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상의 44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순창의 광덕산에서 발원하여 팔덕면 용산리를 거쳐 유등면 외이리 앞에서 섬진강과 합류하는 시냇물을 작천(鵲川)[일명 까치내]이라 한다.

옛날에 이 까치냇가에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 총각 전씨가 살고 있었다. 가난한 총각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까치냇가에서 작은 농토를 일구며 열심히 일을 하였으나 어머니의 병도 고치지 못하고 풍족하게 모시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총각은 늘 ‘까치내의 하천 벌판이 내 땅이라면 어머니 병도 고쳐 드리고 장가도 들어 어머니를 편히 모실 수 있을 텐데.’ 하며 한탄을 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 해 여름 모진 가뭄에 까치내도 마르고 모든 곡식도 죽어 갔다. 전씨는 물을 구하고자 구슬땀을 흘리며 까치내를 파고 또 팠으나 모두 허사여서 크게 낙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한 아리따운 처녀가 그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전씨는 무엇에 홀린 듯 그 처녀를 따라갔다. 그런데 처녀가 강천산 입구 어느 바위에 이르자 갑자기 전씨에게 “빨리 물을 구해서 농사를 지어야 어머니를 봉양할 것이 아니냐.”라고 말하였다. 그때서야 전씨는 자기가 물을 구하기 위해 샘을 파다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처녀는 사실 인간 세상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 여자는 천상에서 옥황상제를 호위하는 장군의 아내였다. 남편이 소실을 거느리자 이를 시샘하여 그 소실과 싸움을 하였다가, 그 죄로 벌을 받아 인간 세계로 소실과 함께 귀양을 온 것이었다. 여자는 섬진강 향가리 용소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황룡이었고, 소실은 강천산 용소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청룡이었다. 귀양살이가 끝나 승천할 기회가 왔지만, 두 용 중 하나만 승천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두 용은 서로 싸워 이기는 자가 승천하기로 하였는데, 두 번을 싸웠어도 결판은 나지 않았다.

처녀는 전씨에게 부탁하기를 청룡과 이제 세 번째 결투를 해야 하는데, 자신을 도와주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비수를 내밀었다. 청룡과 결투가 시작되면 강천산 용소 바위 위에 있다가 청룡을 바위 쪽으로 밀어붙일 때 청룡의 하얀 배에 나 있는 비늘 밑을 비수로 찔러 죽여 달라는 것이었다. 전씨는 처녀의 부탁을 거절하였다. 그러자 처녀는 천기를 누설했으니 부탁을 거절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병도 고치고 효도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니 소원을 말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고는 전씨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 전씨가 떨어진 곳은 용소 앞 바위 위였다.

갑자기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일더니 천지를 진동하는 소리와 함께 청룡과 황룡의 결투가 시작되었다. 겁에 질려 벌벌 떨던 전씨의 귓전에 어머니가 전씨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전씨는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황룡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황룡과 청룡은 몇 번이나 엎치락뒤치락하더니 마침내 청룡의 하얀 배가 드러났다. 전씨는 무의식중에 비수를 들어 청룡의 배를 찔렀다. 그러자 요란한 비명 소리와 함께 청룡은 용소로 떨어져 죽었다.

잠시 후 전씨 앞에 처녀가 나타났다. 전씨가 정신을 차리니 처녀는 고맙다고 인사하며, 지금 바로 가서 까치내 벌판가에 ‘전 효자의 땅’이라는 푯말을 박아 놓고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러면 그 땅이 전씨의 땅이 될 것이며, 아름다운 아가씨가 올 것이니 그 아가씨와 혼인을 하고 어머니를 잘 봉양하며 행복하게 살라고 하였다. 말을 마친 처녀는 홀연히 사라졌다.

전씨는 까치냇가에 와 말목을 만들어 ‘전 효자의 땅’이라 표시를 세워 놓고 어머니에게 돌아왔다. 그날 밤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와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전씨는 비가 온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고 동이 트길 기다려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대실등에서 오산으로 내려온 능선이 잘라져 까치내는 직선으로 대동산을 향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나와 보니 까치냇물이 돌아버리고 까치내가 흘렀던 벌판은 ‘전 효자의 땅’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땅이 전씨 효자에게 하늘이 내린 땅이라고 하였다. 이때부터 전씨는 부자가 되고, 이 들을 시내가 막아서 된 들이라 하여 ‘징계들’이라고 불렀다.

[모티프 분석]

「징계들과 전 효자」의 주요 모티프는 ‘승천하는 용들의 싸움’, ‘효자의 시은’, ‘용의 보은’ 등이다. 전 효자가 황룡을 도와 청룡을 물리쳐 황룡이 승천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보답으로 받은 땅이 ‘징계들’이 되었다는 점에서 지명 유래담이다. ‘승천하려는 용들의 싸움’ 모티프는 비슷한 힘을 가진 두 세력 간의 갈등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세력들의 싸움에서 어느 한쪽을 도와 이길 수 있도록 했고, 그로 인하여 복을 받았다는 보은 설화의 성격도 가진다.

「징계들과 전 효자」는 용의 싸움에 개입한 인물이 덕을 본다는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용의 싸움에 개입하면 잘못되는 경우가 많은데, 「징계들과 전 효자」에서는 황룡을 도운 인물이 황룡의 보은으로 소원하던 넓은 들을 받게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로 나타난다. 물론 황룡의 보은도 있지만 전 효자가 평소 어머니를 잘 모시자 그의 효행에 하늘이 복을 내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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