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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스포츠 세계의 바벨을 들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0021
한자 淳昌-世界-
분야 문화·교육/체육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사은

[개설]

고대 그리스 시대나 그 이전부터 돌과 같은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경기가 있었지만 근대적인 역도 경기가 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부터다. 영국 엘리자베스 왕조 시대에 덤벨을 사용하는 운동 경기가 있었고 이와 같은 운동이 확실하게 자리 잡게 된 것은 독일의 구츠무츠나 얀에 의해서였다.

역도 종목은 바벨을 잡고 다리를 벌리거나 구부리면서 한 번의 동작으로 바닥에서 머리 위까지 양팔이 쭉 펴지도록 들어 올리는 인상[Snatch]과 바벨을 잡고 다리를 벌리거나 구부리면서 한 번의 동작으로 바닥에서 어깨까지 끌어 올려 드는 용상[Clean and Jerk]으로 구분한다.

맛의 고장, 충효의 고장, 절개의 고장으로 익히 알려진 순창이 역도로 이름이 알려진 것은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다. 이 시기 순창 지역 학생 역도부는 전국대회를 휩쓸었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역도부를 창설해 지원 운영할 정도로 전성기를 맞았다. 순창 출신의 국가 대표 선수들도 다수 배출되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역도계의 주춧돌로 인정받았다.

[순창, 역도의 메카로 날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순창 역도가 전국을 재패했을 당시 1992년 순창 북 중학교, 1994년 순창 고등학교, 1996년 순창 여자 중학교의 역도부가 창단되었다. 또 순창 중학교, 순창 금과 중학교, 순창 중앙 초등학교, 순창 초등학교 등도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역도부를 운영하였다.

또 순창군에서는 2004년 순창군 역도팀이 창설되었으며, 역도 훈련장을 따로 만들어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역도 육성 정책을 펼쳤다. 2009년에는 전국 춘계 역도 경기 대회가, 2009년에는 전국 실업 역도 선수권 대회와 제6회 전국 춘계 대학생 역도 선수권 대회가 순창에서 열렸다.

순창 지역 역도부가 가장 큰 성과를 이뤄냈던 대회는 2000년 제81회 전국 체육 대회였다. 남녀 공학인 순창 고등학교의 역도팀이 이 대회에서 1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고, 순창 고등학교 역도부는 이 대회의 최우수 선수상[MVP]을 수상하였다. 개인이 아닌 단체가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것은 전국 체전 사상 처음 있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순창 역도의 기적을 만든 이들]

순창 출신의 대표적인 역도 선수로는 단연 이배영 선수를 꼽는다. 2003년 74회 캐나다 밴쿠버 세계 선수권 대회 69㎏급 인상 동메달[150㎏]·용상 은메달[190㎏]·합계 은메달[340㎏], 2004년 제28회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69㎏급 은메달[342.5㎏], 2005년 제74회 카타르 도하 세계 선수권 대회 69㎏급 인상 은메달[152㎏]·용상 은메달[185㎏]·합계 은메달[337㎏] 등의 성적을 거두어 대한민국을 뛰어 넘어 세계적인 역도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외에도 순창 역도는 허진, 서여순, 이현정, 손지영, 기귀순 등 다수의 국가 대표 선수들을 배출하였다.

이러한 선수들의 뒤에는 훌륭한 지도자가 있기 마련이다. 순창군의 역도는 두 체육교사의 헌신적인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바로 윤상윤과 정인영이 그 주인공이다. 윤상윤 선생은 1991년 순창 북 중학교에 부임하고 이듬해에 역도부를 창단해 뛰어난 지도력으로 역도부를 이끌어 오면서 순창 북 중학교순창 고등학교가 각종 국제·국내 대회에서 입상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게 하였다. 윤상윤 선생은 순창을 널리 알린 공로가 인정되어, 2012년 순창 군민의 장 체육장을 수상하였다. 1994년에 열린 제23회 전국 소년 체전 삼관왕이자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배영을 길러내고, 국제 대회 금메달 26개와 국내 대회 금메달 154개를 차지하게 하는 등의 우수한 성적이 선정 이유로 꼽혔다.

또한, 순창 여자 중학교 정인영 선생은 진안 마령 중학교 재직 시절 작은 거인 전병관(全炳寬) 선수를 발굴, 길러낸 명 조련사이다. 1996년 순창에 부임하면서 새로 여자 역도부를 창설했고, 불과 일 년 만에 전국 최강의 여자 역사들을 길러내었다. 국가 대표 출신의 서여순, 이현정, 손지영 등이다. 이들은 2000년 전국 체전에서 다섯 명이 출전해 네 명이 삼관왕을 차지하고 금메달 14개를 획득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인영 선생은 2000년 8월 방학 중에 선수들을 지도하다 뇌출혈을 일으켜 순직했다. 그의 나이 49세였다.

이들의 열성적인 노력에 힘입어 순창 북 중학교, 순창 중학교, 순창 중앙 초등학교, 순창 금과 중학교, 순창 여자 중학교, 순창 초등학교, 순창 고등학교 등에서 역도부가 운영되는 등 인구 3만 여의 작은 고장 순창에서 역도가 활성화되었다. 이 두 지도자가 있었기에 순창은 ‘역도의 고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순창의 역도 사랑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확산되었다. 지역 주민들은 기숙사를 만들고 보약을 지어주는 등 고장의 자랑이 된 역도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부었다. 순창 고등학교 교사 50여 명은 후원회를 만들어 매달 5,000원 이상씩 후원금을 모아 선수들을 지원하였다.

[영화, 킹콩을 들다]

이들 순창 역도부의 감동 실화는 2009년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로 제작되었다. 감독 박건용, 제작 RG엔터윅스, 출연 배우는 이범수, 조안, 이윤회, 최희서 등이었다. 작은 시골 마을의 어린 선수들과 그들을 가르친 지도자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기적을 담고 있다. 영화 속 이지봉 선생[이범수 역]은 정인영, 윤상윤, 김용철 선생의 이야기를 한 인물로 담아낸 모델이다. 극중 선수들 중 박영자, 서여순, 이현정이란 이름은 실명이나 캐릭터를 살려 재미있게 재구성하였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흥행에도 성공했을 뿐 아니라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2009년 제29회 한국 영화 평론가 협회상에서 남자 연기자상[이범수]을, 제17회 춘사 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박건용], 신인 여우상[조안], 음악상[김준석], 프로듀서상[한길로]을, 제32회 황금 촬영상 시상식에서 신인 감독상[박건용], 작품상[박선용], 최우수 인기 남우상[이범수]을 수상하였다. 또 2010년 제46회 백상 예술 대상에서는 영화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조안]을 수상하였다. 윤상윤 선생의 말에 의하면, 14개 금메달 신화의 주역인 서여순, 손지영 선수는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이현정은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기귀순 선수는 울산시청 소속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순창의 역도는 예전의 열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년, 소녀 역사들이 보여준 순창 역도의 힘은 오랜 세월 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길이 빛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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