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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식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523
한자 韓定食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시대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집필자 우자원

[정의]

일제 강점기 이후 전라북도 순창군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상품화된 한식.

[연원 및 변천]

한국 음식은 한 상에 한꺼번에 모두 차려 낸다는 특징이 있으며, 순창의 한정식(韓定食)은 전통 반상 차림을 현대에 맞게 변형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우리의 전통 상차림은 외상 차림이었으며 교자상 차림은 전통적인 상차림이 아니지만 보통 한정식 상차림은 한상 그득 차린 교자상 차림이다. 반상의 사전상의 정의가 ‘격식을 갖추어 밥상 하나에 차려 내는 음식 종류’라 한 것으로 보아 전통 반상 차림이 현대에 와서 한정식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조선 후기까지는 한정식이라는 용어가 없었으며, 한정식이 출현한 시기는 대략적으로 일제 강점기로 추측하고 있다. 한정식의 유래에 대해서는 세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일제 강점기 요정 문화에서 유래를 찾는 설, 둘째, 사대부가의 반상 차림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셋째, 옛날 대령숙수(待令熟手)의 손에서 만들어진 궁중 음식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 한정식에 관한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한정식은 일제 강점기에 요릿집에서 시작되었으며 요릿집 음식을 만든 사람들이 궁중 출신이었기 때문에 ‘요릿집 음식으로 전락한 궁중 음식’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해방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요릿집 대신 소위 요정이라는 것이 자리를 잡았는데, 요정은 1960년대에 한정식을 취급하는 음식점으로 변모하였다. 이미 1920년대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들이 상을 가득 채우는 경우가 많았으며, 지금처럼 ‘한상 가득’을 지향하는 한국 음식의 왜곡된 원형도 이때에 만들어졌다.

한정식은 원래 서양의 코스 요리에 대응하여 정부에서 행정적 편의를 위해 만들어 낸 말로서, 현재와 같은 접대 방법을 택한 것은 1970년대이고 이 과정에서 서양 요리처럼 식욕을 돋우는 음식인 전채 요리가 나오고 본 요리와 밥과 탕,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식이 제공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1980년대 이후 한국 경제가 나아지면서 서양식으로 코스 요리를 내는 한정식 전문 식당이 곳곳에 생겨나게 되었다.

순창의 한정식의 특징은 식탁에 모든 음식이 차려져서 식탁 통째로 손님들에게 제공된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순창에서 가장 오래된 한정식집은 남원집으로 약 50여 년간 강경옥[85세]이 운영하고 있으며, 새집은 100년이 넘은 한옥에서 2대째 수십 년간 한정식을 만들어 오고 있다. 또한 옥천골 한정식집은 20여 년간 전통 한옥에서 한정식을 제공해 오고 있는 모범 음식점이다.

[한정식의 상차림]

한정식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전채, 곡물 위주의 주식과 부식[반찬] 및 후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향신료나 조미료를 다르게 사용한다. 한정식의 상차림은 밥과 국, 김치, 조치[찌개], 그리고 종지에 담은 간장, 초장 등을 제외한 반찬을 기본으로 하여 생채, 숙채, 구이류, 조림류, 전류, 장과류, 마른 찬, 젓갈류, 회, 편육 등을 차려 낸다.

한식의 일상의 상차림인 반상[밥상]은 독상이 기본이며, 3첩은 서민들의 상차림, 5첩은 약간 여유 있는 서민상, 7첩, 9첩은 반가의 상차림이었고, 12첩은 궁중의 임금님 수랏상으로 차려졌다. 한정식은 수랏상을 모델로 하여 계절에 따라 이용되는 반찬의 종류는 약 1,500여 종에 달한다. 반찬은 구이, 전, 볶음, 지짐, 편육, 조림, 생채, 숙채, 튀각, 찜, 전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되어 영양과 맛, 색채감, 온도 등 여러 면에서 조화를 이루어 주식을 보조할 뿐 아니라 계절과 지역,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전라북도 순창의 한정식은 특히 순창 전통 고추장을 이용하여 만든 음식과 장아찌 등이 담백한 맛과 향으로 미각을 돋우며 민물게장과 산나물, 고기구이, 조기구이 등 계절에 따라 감칠맛 나는 30여 가지 이상의 반찬이 차려진다. 또한 순창의 한정식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는 달거나 맵거나 짜지 않으며 산뜻하고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독특한 맛이 일품인 순창 전통 고추장에 버무려 연탄불에 구워 연탄 향이 배어 있는 돼지불고기로서, 화력이 세면서도 오랜 시간 타는 연탄불에 구워 내기 때문에 기름기가 빠져서 담백한 맛을 낸다. 또한 순창은 산골인지라 해산물 등을 제때에 공급받기 어려워서 장아찌나 젓갈류가 상에 많이 오르는 것이 독특하다.

[현황]

2014년 현재 순창에는 약 27개의 한정식 집이 운영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모범 맛집으로 소문난 대표적인 한정식 집이 세 곳이다.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529번지에 위치한 한정식집인 새집,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694-1번지에 위치한 옥천골 한정식,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순화리 100-12번지에 위치한 청기와 한정식 등이다. 이 외에도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순화리에 위치한 남원집은 80여 가지의 반찬을 내놓는 곳으로 유명하며, 남계리의 가람 한정식과 민속집도 인기 있는 한정식집이다.

[의의와 평가]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전라북도는 한국의 푸짐한 인심을 대표하는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마치 그걸 눈으로 보여 주듯 순창을 비롯한 전라북도의 한정식은 보통은 40가지, 많게는 80가지가 넘는 주식과 부식이 차려진다. 이렇게 상다리가 휘어질 듯 차려진 상차림은 보기에도 좋고 맛 또한 좋지만, 다 먹지 못하고 많이 남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정식에는 이와 같은 낭비와 과시의 거품이 존재한다.

이 문제에 대한 순창의 업주들의 생각은 상다리가 휘어지는 전라북도의 정을 바라고 한정식집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인데 음식이 많이 남는다고 해서 음식 수를 줄인다면 손님들은 상차림이 기대하였던 것에 많이 미치지 못하여 실망하고 다음에 또 발걸음을 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즉, 음식 수와 손님의 수는 비례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이에 대한 순창의 손님들의 생각 또한 업주들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보통 대표적인 한정식집이라 함은 그 맛도 중요하지만 상에 가득 메워진 음식 수를 직접 눈으로 보고 맛보기 위해 기대하고 직접 찾아가는 것인데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식당의 음식물 낭비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음식 수를 줄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순창의 한정식은 수십 가지의 음식이 한꺼번에 제공됨으로써 풍부하고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적절한 온도의 유지가 어렵고, 남은 음식에 대한 낭비를 해결하기가 곤란하다는 점이 있다. 따라서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전통적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식기의 사용과 남은 음식을 포장해서 원하는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에 와서는 가짓수만 많은 접대용 한정식이 아닌, 실속 있고 전통적인 맛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웰빙 한정식을 지향함으로써, 순창의 한정식이 고급 건강 요리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순창의 문화 관광 산업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조미료로 부상하고 있는 순창의 전통 장류 등을 활용하여 만드는 순창의 한정식 요리들을 문화 콘텐츠 사업화하는 것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참고문헌]
  • 강인희, 『한국의 맛』(대한 교과서 주식회사, 1987)
  • 정혜경, 『천년 한식의 세계』(휴먼 테라피, 2010)
  • 인터뷰(남계리 주민 김현식, 2014)
  • 인터뷰(남계리 주민 박옥자, 2014)
  • 인터뷰(남계리 주민 진형남, 2014)
  • 인터뷰(남계리 주민 최형원, 2014)
  • 인터뷰(순화리 주민 김경숙,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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