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부안 출신의 문신.

[가계]

김계(金啓)[1528~1574]의 본관은 부안(扶安)이며, 자는 회숙(晦叔), 호는 운강(雲江)이다. 고조할아버지는 김당(金璫)이고, 증조할아버지는 사온서 직장을 지낸 김회윤(金懷允)이며, 할아버지는 정언을 지내고 청렴 강직으로 이름 높던 김직손(金直孫)이다. 아버지 김석옥(金錫沃)은 1513년(중종 8) 생원이 된 뒤 부안에 머무르며 벼슬을 하지 않았으나 곧은 행실로 인망이 높아 김안국(金安國)이 ‘군자(君子)’라 하여 조정에 천거하기도 하였지만 만년에 부안 변산 부근에 집을 지어 거문고를 타고 음률을 즐기며 은거하여 세상 사람들이 신선의 풍모와 비슷하다고 하였던 인물로 후에 호조 참판에 추증되었다. 어머니는 신중수(辛仲粹)의 딸이다.

[활동 사항]

김계는 1552년(명종 7)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한어(漢語)[중국어]에 능통하였기에 이미 두 번이나 중국에 다녀왔고, 1558년(명종 13)에 한학교수(漢學敎授)가 되었다. 평안도사, 경성판관(鏡城判官) 등을 지냈고, 선조가 즉위한 11월 사간원 장령이 되었으며, 이듬해 4월에 승지가 되었다. 1571년(선조 4)에 성절사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다시 명(明)나라에 다녀왔다.

1573년(선조 6) 1월에 병조 참지(兵曹參知)가 되었으며, 이어 동래부사로 나갔다. 당시 경연(經筵)에서 중국어가 능통한 이가 김계밖에 없으므로 유희춘(柳希春)은 ‘그대가 늙으면 누가 그대를 대신하여 어전 통사가 될 만하겠는가?’ 하고 물을 정도였기에 김계가 동래부사로 차출되는 것을 반대했으나 선조가 김계를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을 알면서도 대답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한 달 뒤 중국어에 능통하다는 이유로 승문원 부제조(承文院副提調)로 발탁되었다. 이어 충청병사, 동지중추부사, 한성부 우윤(漢城府右尹) 등이 되었으며, 강관(講官)으로서 이황(李滉)·김인후(金麟厚)·기대승(奇大升)·이이(李珥) 등과 도의를 강론하기도 하였다.

김계가 죽은 뒤 『선조실록(宣祖實錄)』[1574년 1월 6일]에는 “이 사람은 문무(文武)에 뛰어난 재주가 있고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으며, 강개(慷慨)하고 신의(信義)를 지키는 행실이 있으므로 조야(朝野)가 크게 쓰이기를 바랐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었는가.”라고 기록할 정도로 문무를 겸비한 인재로 추앙받았다.

[학문과 저술]

문집으로 『운강선생유고(雲江先生遺稿)』가 있다.

[상훈과 추모]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연곡리에 있던 도동서원(道東書院)에 배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