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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01943
한자 富川驛
영어의미역 Bucheon Statio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기도 부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구자룡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작가 금미자

[정의]

금미자가 경기도 부천시 심곡동에 있는 부천역을 소재로 하여 지은 연작시.

[내용]

수은등 불빛

검은 철로 위에

상행선 전철이 서서히

정차할 때, 그들은

플랫포옴 끝에서

꼬옥 껴안고 있었다

몇번인가 그렇게 상행선이

머물렀다 가고,

마지막 전철이 긴 하품을 하며

발길 멈추었을 때

그들은 젖은 얼굴과,

이방인의 언어로

작별 인사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역, 플랫포옴

옛 사랑을 만났다

집표구 계단 밑 벤치에 앉은 첫사랑은,

비개인 오후처럼 맑게 웃고 있었다

[의의와 평가]

부천의 중심지는 바로 부천역이다. 무슨 때만 되면 종로 한복판 못지않게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부천역은 카페보다 더 열렬한 만남의 장소이고 떠남의 장소이고 지나침의 장소이다. 부천시의 이름이 달려있다 보니 더욱 대표적인 곳. 부천역에 전철이 서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열려진 문을 나와 개찰구를 지나 뒷모습을 보이며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사라지곤 한다.

부천에 사는 사람도 있고 살지 않는 사람도 있고 부천을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다. 부천이 지겨운 사람도 있고 처음 와보는 생소한 사람도 있는 무수한 사람들 속의 부천역. 그런 복잡한 플랫포옴 끝에서 꼬옥 껴안고 있는 그들이 있었다. 마지막 전철이 긴 하품을 하며 발길 멈추었을 때 젖은 얼굴과 이방인의 언어로 작별 인사하는 그들은 옛사랑. 그 모습을 보고 시인은 아니 모든 이들은 기억 속에 감추어둔 사랑을 슬며시 꺼내어 본다.

수많은 인파들이 오고 가는 부천역에서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기억. 그 기억 가슴 벅차게 역, 플랫포옴을 달려가면 집표구 계단 밑 벤치에 앉은 첫사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비개인 오후처럼 맑게 웃고 있을 것이다. 그 수많은 인파들이 사실은 모두가 누군가의 첫사랑이 아니겠는가. 역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살고 있지 않겠는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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