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2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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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生活 |
영어의미역 | Dietary Lif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태성 |
[정의]
경상남도 창원 지역에 생산되는 물산과 그것을 이용한 모든 음식 활동.
[창원의 자연 환경]
경상남도 창원 지역은 최근 마산과 진해를 통합하면서 옛 창원 도호부 권역을 재구성하였다. 이로 인하여 창원의 지형은 바다를 중심으로 한 마산과 진해, 해안과 접한 창원 분지, 낙동강을 배후 습지에 형성된 동읍, 대산, 북면의 지형적, 지리적 특성을 갖게 되었다.
바다를 낀 리아스식 연안과 낙동강 하류 영역으로 대별될 수 있는 창원 지역은 크게 구분하면 해안 문화권에 근접한다. 동읍, 북면, 대산면의 넓은 들은 모두 낙동강 하류 범람원의 배후 습지였다. 동읍의 동판 저수지, 주남저수지, 용산 저수지로 이어지는 길고 광대한 습지와 북면의 신천 변에 형성된 넓은 농경지 그리고 대산면의 홍수 범람지의 모래땅으로 조성된 논들이 모두 낙동강의 수위와 연관되는 제방과 배수 펌프장, 수로 등이 이러한 습지형 지형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러한 습지가 현재와 같은 안정적인 농토로 변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데, 일제 강점기 군량미 공출을 목적으로 낙동강 강변에 대규모로 둑 조성 공사를 하면서 현재처럼 대규모 농토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하천 바닥면보다 논의 높이가 낮기 때문에 우수기에는 강제로 물을 퍼내어야 하는 실정이다.
한편 창원 분지는 거의 사방이 산으로 쌓여 있고 한 쪽은 봉암을 통하여 바다와 맞닿아 있다. 창원의 귀산동은 바다를 끼고 진해시와 연결되어 있고, 맞은편 마산시와의 사이에 형성된 마산만은 봉암 다리를 지나 창원 분지 안으로 이어져 중앙의 창원천, 동쪽편의 남천, 서쪽편의 내동천의 지류로 이어진다. 예전에는 이 지류들을 통하여 창원 분지의 상당히 깊은 곳까지 해수가 밀려 들어왔는데, 창원천에는 현재 지귀동 바로 아래[명곡 로타리 부근으로 추정됨]에 지귀포가 있었으며, 이곳에는 가마에 바닷물을 끊여서 소금을 만드는 염분(鹽盆)이 있었다. 또 남천에는 완암포[현재의 효성 창원 공장 부근]가 있었고 그 역시 염분이 있었으며, 내동천에는 사화포[현재 유남 주유소 부근]가 있었고 또한 염분(鹽盆)이 있었다. 앞에서 제시한 이 세 지역은 바다와 직접 맞닿았던 교통로의 꼭짓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세 지점보다 해발 고도가 낮은 지역은 바닷물이 직접 영향을 끼치는 곳으로 농사가 불가능하며 대개 염전이나 갈대밭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경상남도 창원 지역은 낙동강과 배후 습지의 농토와 습지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문화, 또한 바다와 연결되는 창원 분지의 농토와 강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문화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창원 분지를 둘러싼 외부의 산들은 반룡산, 천주산, 구룡산, 봉림산, 정병산, 비음산, 대암산, 불모산, 장복산 등으로 이어지는 높이 500~700m 내외의 중산지이지만 산지와 산촌형 특성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들 산들 사이의 완만하게 이어지는 낮고 긴 골들은 대개 외부의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는 교통로가 되었다.
마산과 진해 지역은 남해안의 동쪽에 위치하여 동해와 연결되는 대한 해협의 영향을 받는 곳이다. 이로 인하여 침식에 의한 해안선이 매우 굴곡이 심하여 이를 리아스식 해안이라고 불린다. 육지와 가까운 섬들도 매우 많은 편이다. 대한 해협을 통과하는 해류로 인하여 바닷물의 소통이 원활하므로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그러므로 사계절 바닷물의 수온을 따라 이동하는 고기들의 특성도 완연히 보이는 곳이다. 단 갯벌은 넓지 못하다. 그러므로 물고기의 종류와 자원은 풍부하지만 갯벌에서 생산되는 패류와 어류는 서해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이러한 창원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의하여 그곳에서 생산되는 물산이 사람들이 음식 활동을 하는 재료가 되는 것이다.
[향토 물산과 향토 음식의 특성]
일정 지역의 음식은 그 지역의 지리적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산간 지역과 해안 지역, 평야 지역에 따라 그 지역의 음식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향토 물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창원의 지리적 형태는 낙동강을 바탕으로 하는 배후 습지와 남해안을 바탕으로 하는 해안 지역으로 크게 대별될 수 있다. 남해안과 낙동강을 경계 짓는 큰 줄기는 낙남정간이다. 가장 동쪽의 굴암산-장복산과 불모산-용지봉-대암산-비음산-정병산-검산과 구룡산-천주산-청룡산-무학산-여항산으로 이어지는 해발 700m 내외의 산줄기가 남쪽의 해안과 북쪽의 낙동강 유역을 갈라내고 있다. 이러한 낙남정간과 남쪽과 북쪽에 연해 있는 강과 바다 사이에 충적지가 있고 그 충적지에는 하천이 발달해 있다. 하천변은 거의 대부분 농지이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에 따라 해안에서 생산되는 물산과 기수역에서 생산되는 물산, 강과 들판에서 생산되는 물산들이 고르게 존재하는 곳이 창원이다.
한편 창원의 기후는 고온 다습한 해안성 기후이다. 그러므로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 음식이 잘 변질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쉬거나 부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 발달되었는데 그 대표적 형태가 염장(鹽藏)이다. 젓갈이나 절임 등이 그것이다. 또한 열을 가하거나 건조하는 방식도 있다. 삶아서 건조하는 마른 멸치가 대표적 형태일 것이며 조림이 발달한 것도 그 음식 조리 방식의 한 특성이라고 할 것이다. 대개 창원의 음식은 다른 남해안의 음식과 비교하여 짠 특징을 지닌다. 이 역시 염장의 한 방식을 음식 문화에 도입한 것이다.
한편 음식의 재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건조하여 저장하는 방식도 발달하였다. 아귀나 대구, 서대, 가자미, 조기 등 어느 한 철에 다량으로 잡히는 물고기를 건조하여 저장한다. 나중에 이 재료를 주로 조림을 하거나 탕으로 조리하여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날 것으로 먹는데 그것이 회 종류이다. 잡은 자리에서 바로 회를 만들어 먹는데 바닷물고기뿐만 아니라 민물 물고기도 모두 회로 먹는 대상이 된다.
[향토 음식과 재료]
1. 논고동
경상남도 창원시는 바다와 이어진 분지, 낙동강 변의 저습지와 늪지·하천 등의 지리적 여건으로 인하여 그러한 곳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만들어진 향토 음식이 많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논우렁이라고도 하는 논고동이다. 하천보다는 논에 많이 서식하여 논고동이라고도 하는데, 예부터 습지가 많은 창원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었다. 이 논우렁이로 만든 대표적 음식이 우렁이 찜이다. 들깨 가루와 우엉, 콩나물, 쌀가루를 넣고 찜을 만든다. 둘째는 우렁이 초무침이다. 우렁이와 도라지, 무, 미나리 등을 채로 만들어서 초절임을 한다. 셋째는 우렁이 국이다. 된장국과 비슷하나 들깨가루를 조금 넣어 만든다.
2. 붕어
하천과 강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붕어가 있다. 참붕어라고 하는데 크기가 대개 10~15㎝ 정도로, 강에서 잡히는 큰 것은 30㎝ 정도 되는 것도 있다. 붕어는 회를 하거나 조림을 하여 먹는다. 회를 만드는 것은 주로 작은 붕어를 선택하여 배를 따고 통째로 잘게 썰어서 먹는 것이 보통이다. 조림의 경우 고춧가루, 간장 등으로 양념을 하여 시래기나 무를 넣고, 한 시간 정도 푹 삶아서 뼈째 먹는다.
3. 미꾸라지
논과 하천, 습지 등 뻘과 물이 섞인 곳에는 붕어보다 미꾸라지가 많다. 미꾸라지는 주로 국을 끊이는데, 창원 지역의 미꾸라지 국, 즉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완전히 삶아서 뼈는 걸러내고 그 살과 국물만을 이용하여 끓이는 것이 특징이다. 시래기, 파, 부추, 숙주, 우엉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넣고 마늘, 고춧가루, 재피[산초] 가루 등을 넣어 양념한다. 간은 조선간장으로 맞춘다.
4. 재첩
창원천과 내동천, 남천이 만나는 지점인 봉암갯벌 어귀에는 창원 분지에서 흘러내린 모래가 가득 쌓여 있고 그 모래 뻘 속에 재첩이 많이 살았다. 재첩은 깨끗이 씻어 껍질째 끓여 국물은 국으로 만들어 먹고 재첩 살은 대개 초절임이나 찜에 넣어서 먹었다. 주로 수제비, 칼국수, 미역국, 시락국 등의 국물로 사용되었다. 마산의 진전천 앞 넓은 갯벌에도 옛날에는 재첩이 살았고, 동읍과 북면, 대산면의 하천 하류에도 재첩이 서식했다는 증언이 있다.
5. 꼬시래기
강의 하구 깊은 곳에서는 꼬시래기라는 물고기가 많이 잡혔다. 일명 꼬시락이라고도 한다. 봉암진 부근의 꼬시래기 횟집은 전국에도 이름날 정도로 유명했던 곳이다. 또한 진동이나 진전, 진북 부근의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꼬시래기가 많이 생산되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도 꼬시래기 회나 회무침이 유명했으나 지금은 오염으로 거의 사라졌다. 김려의 『우해이어보』 첫머리에 꼬시래기를 소개할 만큼 많이 잡혔던 물고기 중의 하나이다. 꼬시래기 회는 작은 것은 통째로 배만 따서 먹고 조금 큰 것은 배를 따고 몸통을 깍뚝썰기로 자르고 머리는 다져서 회무침을 한다.
6. 장어
경상남도 마산 진동 서쪽에는 여항산에서 발원되어 진동을 지나 내려오는 진동천과 여항산과 배틀산에서 발원하여 진동천과 합류하는 덕곡천, 인성산에서 발원하여 진동으로 내려오는 인곡천이 있다. 장어는 봄이 되면 바다에서 해안으로 올라와 민물을 만나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중에 성어가 되어서 다시 바다로 나갈 때까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을 오가며 생활한다. 그러므로 진동의 여러 하천과 바다가 접하는 곳에는 장어가 많이 생산되었다. 지금은 몇 집만 남아 있지만 1980년대 후반까지도 진동의 장어는 유명세를 탔다.
7. 아귀
아귀는 아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마산의 향토 음식으로 아귀찜[아구찜]이 유명하다. 그러나 이는 1960년대 이후이다. 원래 마산 지역에서는 아귀를 먹지 않았다. 살도 많지 않고 입 주변에 이빨이 많으며 아가미 주변의 뼈가 드세어 먹기가 매우 불편하였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 마산이 개항하면서 마산의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짐꾼이나 날품팔이가 많이 생기게 되었다. 이들은 가난하여 제대로 된 물고기로 음식을 해 먹기가 어려운 형편이었다. 따라서 아귀는 이들에게 좋은 식재료가 된 것이다. 처음에는 복음이나 조림으로 먹다가 나중에는 콩나물이 첨가되어 점차 현재의 찜 모양으로 갖추어지게 되었다. 지금도 남해안에는 아귀가 많이 잡히는 편이며 가격도 다른 물고기에 비하여 싼 편이다.
8. 멸치
멸치는 멸아라고도 한다. 남해안을 대표하는 물고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0년 전후 마산항에서 생산되는 멸치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멸치는 갓 잡았을 때 싱싱한 것을 그대로 무침을 해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젓갈로 만들어 먹는다. 오랫동안 저장하기 위하여서는 멸치를 삶거나 쪄서 해안가에 건조시키는 방식을 택한다. 비린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멸치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9. 기타
경상남도 창원 지역의 하천 상류는 모래가 많아 물이 무척 맑다. 이 때문에 1급수에서 사는 물고기인 은어나 침고기 등이 흔하여 회 무침으로 많이 먹었다. 바닷물의 영향을 적절히 받는 강과 민물이 내려가는 하천이 만나는 곳에는 많은 어종이 살았으며, 그 중 가물치·메기·민물 장어 등이 많았는데, 이들은 주로 곰국으로 끓여 먹었다.
바닷물이 영향을 끼치는 수역 대에는 게가 많이 살았다. 게는 참게, 털게, 방게 등 많은 종류가 있었다. 그 중 참게는 탕과 조림으로 식단에 올랐다. 게를 잡을 때는 보름날 횃불을 들고 잡기도 하고 통발로 잡기도 하지만 갈대를 회초리처럼 가늘게 잘라서 끝에 오징어 다리나 문어 다리와 같은 먹이를 달고 게 구멍에 집어넣고 천천히 밀었다 당겼다 하면서 잡기도 하였다.
현재 창원 버스 터미널과 신 창원역 아래쪽은 원래 갈대밭으로 새들이 많이 서식하여 새알이 흔했다. 새알은 아이들의 주요 간식거리였는데, 새 둥지에서 새알을 발견하면 물에 띄워서 뜨는 것은 가져오지 않는다. 이미 부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만 있을 때도 가져오지 않고, 두 개 이상일 때 하나만 가져와서 삶아 먹거나 쪄서 먹었다.
[기타 생산물 및 음식]
1. 육류 요리
집에서 기르는 가축으로 음식에 사용되는 것은 소, 돼지, 염소, 닭, 오리 등 다양하다. 그러나 소는 거의 잡는 일이 없었고, 돼지는 잔치나 마을에 큰 행사가 있으면 가끔 도축되곤 하였다. 돼지의 경우 고기는 주로 수육을 하고 잡고기와 내장 등은 큰 가마솥에서 국으로 끓였다.
닭의 경우도 튀기는 경우는 거의 없이 발톱과 부리, 벼슬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국을 끓였다. 주로 무, 콩나물, 파 등을 넣고 간장으로 간을 하였다. 한 마리를 잡으면 중간 솥에 한솥 가득 국을 끓였다. 달걀도 삶거나 구워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이, 물을 부어 소금으로 간을 하고 잘 저어 밥을 하는 가마솥 한가운데에 박아서 찜으로 만들어 먹었다.
2. 나물 요리
논이 많았던 경상남도 창원 지역에서는 미나리가 유명하였다. 창원시 소답동에서는 일찍부터 대규모로 미나리를 키웠다. 그뿐 아니라 집집마다 자신들의 논 뒤쪽 물이 들어오는 물꼬에는 차가운 물을 데우고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미나리를 심었다. 미나리는 겨울이 지나고 초봄이 되었을 때부터 초여름까지가 가장 맛이 있다. 그러므로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는 미나리가 배고픔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미나리만 먹기가 힘들므로 다양한 음식에 미나리를 넣어 조리하였다. 찜, 국, 초절임, 초무침, 전, 숙회 등등 무수히 많은 음식에 미나리가 사용되었다.
예부터 주택은 밭과 논이 경계를 이루는 자리가 대부분 위치하였는데, 이런 곳은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기에 적합하여 토란이나 우엉, 머위 등이 잘 자란다. 토란과 우엉은 주로 찜과 국 등에 사용되고 머위는 찜과 국, 초절임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또한 집안에는 한 두어 그루의 엄나무와 가죽나무를 심었는데, 엄나무는 대문이나 출입처에 걸어 축귀(逐鬼)를 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엄나무 여린 잎은 살짝 쪄서 쌈을 해 먹고, 가지를 잘라 닭이나 기타 약재를 삶는 데 사용하였다.
가죽나무의 잎은 초봄에 따서 고추장에 절여서 일 년을 먹는다. 또 약간 더 자라면 잎을 따서 자반을 만들어 먹는다. 찹쌀 풀에 고춧가루와 소금을 넣어 잘 섞어 간을 한 다음 가죽나무 잎에 발라서 적당한 햇살에 말리기를 몇 번을 반복한다. 완성된 가죽나무 잎 자반은 귀한 음식으로 취급되었다.
창원 지역의 토양은 마사토가 주종을 이룬다. 그러므로 마사토에서 잘 자라는 작물 중 창원 지역의 특산물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 도라지이다. 집집마다 밭 한쪽 어귀에는 한 두어 줄의 도라지를 심어서 초무침, 나물, 찜 등을 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