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102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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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鄭錫五-魂 |
영어의미역 | The Tale of Jeong Seoko's Soul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 마산리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이상희 |
[정의]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 마산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온 이야기.
[개설]
「정석오의 혼」에 나오는 정석오는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청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십리보에서 죽었다고 한다. 음성군 맹동면 마산리 뒤편에 정석오의 묘소가 있다.
[채록/수집상황]
음성군 맹동면 마산리에서 채록하여, 1982년에 출간한 『내고장 전통가꾸기-음성군-』에 수록하였다. 『음성의 구비문학』과 『음성군지』에도 실려 있다.
[내용]
1748년(영조 24) 영돈녕부사로 동지겸사은사가 되어 청나라에 갔던 정석오가 십리보에서 갑작스레 병사하였다. 서장관 이이장은 슬픔을 누르고 정석오의 시체를 고국으로 운구할 준비를 하였다. 귀국을 앞둔 전날 밤이었다. 이이장의 방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어서 문을 열었더니, 뜻밖에도 세상을 떠난 정석오가 의관을 정제하고 들어왔다.
이이장이 놀라서 맞이하자 정석오가, “이공, 내가 타국에서 죽고 보니, 이대로 있으면 육신은 돌아갈 수 있으나 혼령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것 같소. 소상하게 말할 수는 없으나, 내 영혼이 고국으로 돌아가려면 이공의 도움이 꼭 필요하오. 강을 건널 때마다 내 이름을 세 번씩 불러주오. 그러면 나는 이공의 어깨를 타고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소.” 하였다.
이이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정석오는 희색이 만면하여 밖으로 나갔다. 이이장이 배웅을 할 양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눈을 떠보니 꿈이었다. 꿈은 꿈인데 이상하게 생생한지라 이이장은 ‘참 이상한 일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다음날 아침, 이이장은 동행들과 함께 정석오의 관을 마차에 싣고 십리보를 떠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른 때와는 다르게 어깨가 묵직한 것이 느껴졌다.
그리하여 이이장은 크고 작은 강을 건널 때마다 정석오가 꿈에서 부탁한 대로 하늘을 향해서, “정석오! 정석오! 정석오!” 하고 세 번을 불렀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나 여기 있네.” 하는 정석오의 대답이 들려왔는데, 그 소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강을 건널 때마다 이이장은 정석오를 불러서 대답을 들으며 혼령이 동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의주의 압록강을 건너고 대동강과 임진강을 건너면서부터는 이이장의 어깨가 점점 더 가벼워지더니, 한강을 건너자 “이공, 고맙소. 나 다 왔소.”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가 완전히 가벼워졌다.
이이장은 한양으로 들어온 뒤 조정에 들어가 당시 돈녕부참봉으로 사관하고 있던 상주 정양순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정석오의 혼령이 돌아왔음을 증언하였다. 이 이야기는 항간에 큰 화제가 되었으며, 그후 한산이씨인 이이장의 후손과 정석오의 후손은 서로 통혼하여 우의의 돈독함이 후대까지 이어져 내려온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정석오의 혼」의 중심 모티프는 죽은 사람의 소원을 산 사람이 들어주는 ‘해원(解寃)’이다. 보통 죽은 영혼이 등장하는 옛이야기들은 억울하게 죽어서 귀신이 되었다가 원한을 푼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지만 「정석오의 혼」은 병사(病死)하여 귀국할 수 없는 영혼의 귀향을 살아 있는 사람이 돕는다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