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C02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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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창언 |
[정초의 도진리 풍경]
도진리에서 계절에 따라 행하는 풍속은 집성촌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한 해를 새롭게 맞이하는 풍속인 섣달 그믐날 행하는 묵은 과세부터 이러한 특성은 잘 나타나 있다. 섣달 그믐날 고령박씨 도진종회의 각 종중 성원들은 재실에 모여 묵은세배를 한다. 마을을 떠나 도회지에 거주하는 종중 성원들도 이날은 반드시 재실을 찾아 문안을 나눈다고 한다.
수박 농사를 지으면서 겨울이 농번기가 되기 전에는 섣달 그믐날 묵은세배와 설날 새벽에 세배를 별도로 하였다. 이렇게 설날 새벽 마을을 돌며 세배를 한 다음에 집집마다 차례를 지냈다. 그런데 2008년경부터는 설날 새벽에 하는 세배를 생략한 채 섣달 그믐날 저녁에 세 종중 성원이 마을회관에 함께 모여 문안을 묻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간에는 여전히 설날 새벽의 세배를 지속하고 있다. 설날 차례를 지낸 다음에는 2~3일의 여유를 두고 다시 세배를 다니는데, 이때는 각 종중의 종부를 비롯한 안노인들에게도 세배를 다닌다.
[양반 마을의 대보름 놀이]
양반 마을 도진리에서는 대보름을 전후해 마을 사람들이 함께 행하던 동제와 달집태우기 행사, 용왕먹이기, 가신돌보기 등 가정에서 행하던 풍속은 거의 사라졌다. 현재는 대보름날 행하는 행사로 척사놀이[윷놀이]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동안 중단되었던 달집태우기는 2000년대에 들어 마을 사람들의 단합을 위해 간헐적으로 개최되기도 했으나 마을 사람들이 고령화되고 수박 농사가 한창일 때를 감안해 이마저도 중단하였다. 그나마 오곡밥과 나물, 청어찜을 장만하는 것은 지속되고 있다. 도진리 사람들은 이날 가시가 많은 청어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그 해 큰물이 져도 논두렁이 터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도진리의 사계절 풍속]
도진리에서는 봄을 알리는 음력 2월의 첫날에 ‘이월바람할매’를 맞이하는 영등맞이도 행했으나 요즘에는 사라진 풍속이 되었다. 도진마을에서는 예부터 음력 사월 초파일에는 ‘극락가마태우기’를 했다. 이날 마을에서부터 청룡사까지 가마를 타는 노인은 커다란 영광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극락가마태우기는 마을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풍속이었다고 한다.
도진리의 여름철 풍속으로는 단오와 복달임이 있다. 단오날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와 널뛰기를 행하였다. 도진리 사람들이 수박 농사를 시작하면서 과거에 농번기에 해당했던 여름철이 농한기가 되었다. 과거에는 농한기인 겨울철에 문중의 대소가 방문과 이웃 간의 방문이 잦았는데, 요즘에는 이런 일을 한여름에 행하고 있다. 아울러 농한기인 여름철에 해외여행이나 관광 여행을 단체로 다니는 것이 새로운 풍속이 되었다.
집성촌인 도진리 사람들은 가을을 대표하는 명절로 추석을 지내고 나면, 음력 시월의 묘사 준비를 해야 한다. 여름철 소문중 별로 묘사에 관한 사항을 논의한 결과에 따라 유사를 정하여 묘사를 준비한다. 과거처럼 가신을 모시는 집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묘사가 가을철 도진리 사람들의 주요 행사이다. 이후로는 본격적인 시설 재배로 이루어지는 수박 농사철에 접어들어 이전처럼 한가한 겨울을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