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행해지는 모든 문화 예술 활동.

[개설]

예로부터 산세가 험준하고 길이 구불구불한 진안은 낙향한 선비들이 세상을 등지고 초야에 묻혀 음풍영월하기에 최고의 지역으로 손꼽는다. 진안은 타 지역에 비해 문학, 미술, 무용, 농악 등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 주었다. 특히 진안은 화려하며 수려하고 맛난 8경(景) 8품(品) 8미(味)로 유명하다. 8경은 마이산, 용담호, 운일암 반일암, 운장산, 구봉산, 마이산 석탑군, 백운동 계곡, 운장산 자연 휴양림이다. 8품은 인삼, 홍삼, 고추, 흑돼지, 표고버섯, 곶감, 한과, 더덕이다. 8미는 더덕구이, 흑돼지 삼겹살 목살, 산채 비빔밥, 쏘가리 매운탕, 애저, 민물 매운탕, 어죽, 송어회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오늘날 진안은 TV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소재나 장소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진안군은 다양한 축제의 문화 행사를 통해 문화 예술 활동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며 장려하고 있다. 진안의 대표적인 축제로는 2012년 기준으로 진안 군민의 날[50회]과 마이 문화제[18회], 운장산 고로쇠 축제[9회], 진안군 마을 축제[6회] 등이 있다.

고려 말 이규보의 기행문인 『동국이상국집』에서 언급되는 진안의 인물평, 용담 항교 제기고(祭器庫)에 몇 백년간 방치된 작자 미상의 양각으로 새겨진 목판[30점], 진안 주변 암벽에 새긴 암각(岩刻), 마이산에 있는 여러 현판들의 문화유산, 농악의 좌도굿과 궁중 무용인 금척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지리적 여건으로 문화 예술의 혜택을 보지 못한 불모지임에도 불구하고 진안 지역은 대대로 내려온 문화 예술의 명맥을 분명하게 엿볼 수 있다. 특히 진안은 근대화 이후 문학, 서예, 농악, 무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오늘날에는 영화나 TV 드라마의 로케이션 촬영지로 각광받는 등 신 문화 예술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문학]

진안 문학은 역사적으로 고려 이규보(李奎報)[1168~1241]부터 시작되었다. 이규보가 전주에서 지방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마령, 진안을 여행하면서 마령 객사에 유숙할 때 지은 2편의 진안 관련 시가 『동국이상국집』에 남아 있다. 조선 시대에는 인문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윤소종(尹紹宗), 김극기(金克己)를 비롯한 열 사람의 진안 관련 시가 실려 있다.

이 외에도 인조 때 문신 조찬한(趙纘韓)[1572~1631] 일가가 진안 형승을 노래한 시와 기(記)가 있고, 진안 용담 태고정(太古亭)에 대해서 쓴 기(記)·시·서(序)가 있는데 우암 송시열의 「용담태고정기」를 비롯하여 이명한·김창흡 등의 시가 『진안지』에 실려 있다.

진안 출신으로는 임타(林㙐)[1593~1664]와 그의 후손, 전동흘, 김중정, 담락당·삼의당 부부의 시가 있다. 긍구당 김중정(金重鼎)[1602~1689]은 진안군 주천면에 들어와 여생을 보낼 때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면서 『긍구당유고』와 한시 114수를 남겼다. 가재 전동흘(全東屹)[1610~1705]은 진안읍 가림리에서 태어났으며 유명한 『장화홍련전』을 남겼다. 삼의당 김씨[1769~1823]는 조선 후기 여류 문학가로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삼의당 김씨 부부는 1801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진안군 마령면 방화리로 이주하여 마령면에서 여생을 마쳤는데, 부부가 서로 주고받은 시와 삼의당의 시 여러 편이 전한다.

진안 지역의 근대 이후에는 매천 황현(黃玹)[1855~1910]이 진안군 마령면 원평지 마을 앞에 있는 ‘쌍계정’에 대한 시를 남겼다. 이병항(李秉恒)[1861~1946]은 『정은집』 5권을 남겼는데 진안의 정자와 자연 승경을 소재로 지은 시가 많다. 정종엽(鄭鐘燁)[1885~1940]은 『수당유고』를 남겼는데 이도복(李道復)[1862~1938]에 대한 시 2편을 포함하여 126수의 한시가 있다. 허명렬(許明烈)[1897~?]과 김규태(金圭泰)[1905~1977]의 시도 진안 문학에 주요한 바탕이 되었다. 이도복(李道復)의 「이산구곡가(駬山九曲歌)」는 진안군 마령면 동촌리 이산정사에서 진안 마이산을 둘러싼 구곡 팔경의 아름다운 승경을 읊은 창작 가사이다.

현대의 진안 문학은 장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 시조, 소설, 수필, 문학 평론, 아동 문학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인 문인들로는 시인 최민순·허소라·한승헌·이운룡·전승묵·전덕기·이세일·전한상·안현심·이소주·김이하·김사강·정상기·임우성·문학인·구연배·전병윤·박인숙·김성열·김영하 등이 있고, 시조 시인으로 박병순·김환식·박영우·박부산·김기석·최정수·전영주·이용진·정형기 등이 있다. 수필가로 송화영·남궁선순·신용일·송영자·송영수·임억규 등이 있고, 소설가로는 김종록·송준호·김병용·정연의 등이 있다. 아동 문학가로는 허호석·강만영·손석배·이지원·전형무·한일남·최일걸 등이 있으며, 희곡 작가로는 곽병창이 있다. 이들은 진안 지역 출신이지만 대부분 타 지역에 살면서 등단하여 활동하는 문인들이다.

[음악]

진안군의 음악은 크게 민간에서 행해졌던 민요와 풍물굿이 있고, 공공 기관 또는 제 단체가 생산·보존·재연하는 음악으로는 「진안 군가」, 1950년대 풍류방에서 행해졌던 줄풍류가 있다. 진안 군립 합창단과 한국 국악 협회 진안 지부가 활동하고 있으며, 진안을 소재로 한 창작 가요[대중, 순수, 동요, 종교]는 한국 음악 저작권 협회에 등록된 12곡이 있다.

[영화]

진안군은 2011년부터 전라북도와 함께 ‘영화감독 창작 공간 제공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진 진안군 마을 축제는 백운 영화제를 운영하여 진안 군민에게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진안군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전주 영상 위원회와 함께 영화 제작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인구 3만의 소도시인 진안은 시대별·테마별 영상[영화나 드라마 등] 촬영이 가능한 지역으로 영화인들에게 매력적인 천혜의 로케이션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장소로 용담호, 모래재 터널,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운일암 반일암, 마이산, 홍삼 스파 등이 있다. 진안 출신 감독으로는 김문흠의 「비정한 도시」[2012]가 있다.

[건축]

진안의 건축은 주로 조선 시대 이후의 것이 남아 있다. 사찰은 천황사, 향교는 진안 향교와 용담 향교, 누정은 개안정·수선루·영모정·태고정·고무정·만취정·쌍계정·쌍벽루·우화정·추월정·충목정·하정각·학남정, 민가는 운교리 전송훈 가옥·진안 강정리 근대 한옥·강정리 전명권 가옥 등이 대표적이다.

진안은 대표적인 사찰 건축으로는 천황사 대웅전이 있다. 현재 가람은 정형적인 양식을 유지하지 못하고 대웅전을 비롯하여 명부전, 요사채가 있다. 유교 건축물로는 진안 향교와 용담 향교가 있다. 민가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진안 지역에서는 방과 도장이 모아진 반겹집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집의 구조에 있어서 주거 형태의 가장 기본적인 형인 모임지붕 형식의 움집이 진안군 성수면 달기리 김대근 가옥에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건축 재료 측면에서 북부 지방이나 산간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귀틀집 양식인 고지집이 나타나고 있다. 진안의 상류 가옥으로는 운교리 전송훈 가옥, 강정리 전명권 가옥, 진안 강정리 근대 한옥이 있다. 이들 3집은 근대기에 건축된 진안 지방의 상류층 가옥이다.

[축제]

진안군이 개최하는 축제로 군민의 날-마이 문화제, 진안 홍삼 축제,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진안 운장산 고로쇠 축제, 진안군 마을 축제 등이 있다. ‘군민의 날-마이 문화제’는 진안군의 대표 축제로 조선 시대 태종의 마이산 남행과 10월 2일에 산신제를 지냈다는 기록을 토대로 이 날을 ‘군민의 날’로 정하였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마이산 산신제의 전통과 결합한 전통 문화 예술 축제이다.

‘진안 홍삼 축제’는 마이산에서 2013년에 처음 시작한 특산물 축제이다. 그동안 마이산에서는 ‘마이산 벚꽃 축제’가 열렸는데,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어 2006년을 끝으로 폐지되었다가 벚꽃이 만개하는 4월에 ‘진안 홍삼 축제’로 새롭게 탄생되었다.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는 전라 좌도 풍물굿의 본산인 진안 풍물과 정월 대보름 세시풍속을 결합하여 치루는 전통 민속 축제이다.

‘진안 운장산 고로쇠 축제’는 지역의 특산물을 널리 홍보하여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2005년부터 시작한 지역 특산물 축제이다. ‘진안군 마을 축제’는 마을 공동체의 가치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마을 만들기 및 마을 내부 역량 강화를 취지로 2008년부터 ‘진안군 마을 축제 조직 위원회’가 주관하여 시작된 주민 참여형 축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