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9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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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상대원 아이들이라고 별다르게 놀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원의 지형적인 특성을 살린 특별한 놀이도 없었고. 어렸을 때는 사내들끼리 남성다움, 난 남자다 라는 것을 과시하려고 했던 약간 위험한 놀이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죽을라고 환장했는지 모르겠지만. 동네마다 비탈졌는데 제대로 비탈진 긴 거리가 많아요. 저 비탈진 끝부분엔 사거리고. 차들이 왔다갔다 하는. 골목길인데 차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는 사거리였죠. 한쪽은 되게 비탈져 있고 나머지는 평지인 그런 지형이 있었는데.
거기서 한 녀석이 이러는 거예요. 잘 보라고, 내려간다고. 쫙 계속 내려가요. 차가 오면 치어 죽는 거고 안 오면 사는 거예요. 가서, 멋있게 내려가서. 어깨 으쓱해서. 내가 차오는 지 망 봐줄 테니까 한 번씩 내려오라고 해요. 차가 없다는 신호를 하면 내려왔는데 그 당시 많이 다쳤어요. 왜냐면 내려가는데 속도가 정말 빨르거든요. 짧은 거리가 아니고 되게 길었어요. 지금도 걸어가면 힘들 정도로. 그런 짓을 많이 했죠.
근데 남들이 하는데 제가 안하면 자존심에 금이 가잖아요. 다 내려가는데 나만 안 내려갈 수도 없고. 쟤도 하는데 나도 못해? 한번은 심하게 다쳤어요. 장난으로 친구가 차온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급제동한다고 제동을 걸었는데 바닥을 쓸고 내려왔어요. 질질 끌려서 내려왔어요. 정말 다 끌려서. 심하게 다쳤는데. 그 후에는 그 짓을 별로 안 할려고 했죠. ”
하지만 중학교 올라가서는 자전거로 똑같은 장난을 했다. 그 때도 자동차 범퍼에 무릎이 부딪치는 바람에 큰일 날 뻔 했던 적이 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부터는 그 장난을 그만 뒀다.
“저희들은 공터가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불장난 많이 했거든요. 불장난도 많이 하고, 남들 괴롭히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불꽃, 폭죽을 많이 사서 사람들 놀래켰어요. 심지어는 오락실 같은데 폭죽을 던져서 실내에서 팡 터뜨리게 하는. 그것도 어쩌면 용감함을 표현하는 그런 수단으로 했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엔 안 할려고 했는데, 한 녀석이 딱 하고 나니까 왠지 모를 짜릿함 있잖아요. 주인아저씨가 뛰쳐나오고 우린 도망가고. 도망자라는 짜릿함을 맛봤어요. 그런 짜릿함을 많이 느꼈어요. 어렸을 땐 그런 것들이 짜릿했어요. 길바닥에 야밤에 폭죽 많이 설치해서 조용한 골목에서 빠바바방 터뜨리게 한다든지. 놀이란 놀이는 많이 했고 장난이란 장난도 많이 쳤어요.
땅강아지 주우러도 많이 갔거든요. 땅강아지란 쪼그만 곤충이 있는데 되게 귀여워요. 그 당시는 어땠냐면 그런 걸 마음먹고 구할려면 구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