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501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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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龍女- |
영어의미역 | Tale of Yongnyeo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 |
집필자 | 조은희 |
[정의]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 석포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하늘에서 내려온 용녀와 할머니의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9년에 울릉군지편찬위원회에서 편찬한 『울릉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 석포마을에 조그마한 오두막이 한 채 있었다. 그곳에는 자식도 없이 혼자 쓸쓸히 살아가는 늙은 할머니가 계셨다. 농사는 없고 단지 바닷가에 나가 미역이나 김을 뜯어 생계를 유지하였다. 딸이라도 하나 있으면 적적하고 무료한 삶에 낙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바람과 소망이 어느덧 입버릇처럼 되어 있었다.
비바람이 몹시 세게 내리치고 집채를 날릴 듯이 거세던 어느 날 밤이었다. 할머니의 귀에 어디선가 가냘프게 여자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비바람이 치는 밤에 아이 울음소리는 무서운 느낌이 들었으나 혹시 이 마을의 아이가 어둠 속에 길을 잃고 헤매면서 우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 걱정이 되어 밖으로 나왔다. 할머니는 무서움을 무릅쓰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찾아가니 후박나무 아래에서 비를 맞고 울고 서 있는 대여섯 살 정도 되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할머니는 아이를 얼른 감싸 안고 집으로 돌아와 옷을 벗기고 자기 옷으로 갈아입히고 따뜻한 아랫목에 누였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서 낮에 따다 두었던 전복으로 죽을 쑤어 아이에게 주었다. 죽을 받아먹은 아이는 추위도 풀리고 곤했던지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할머니는 자는 아이의 모습을 찬찬히 뜯어보니 티끌 하나 없이 곱고 맑은 얼굴이 고귀함이 서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마을의 아이 같지는 않았다.
다음 날 아이가 일어나자 할머니는 아이에게 집은 어디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누구이며, 성은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인지를 물었으나, 아이는 모른다는 말 뿐이었다. 결국 아이는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랐고 할머니는 아이를 용녀라고 불렀다. 할머니의 생각에는 용왕님이 자신을 불쌍히 여겨 이 아이를 보내 주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바닷가에 가거나, 산에 나무를 하러 갈 때도 항상 용녀를 데리고 다녔다.
세월이 지날수록 용녀의 아름다움은 더해 갔고 할머니의 살림살이도 부유해졌다. 용녀는 용모와 자태도 아름다웠지만 마음씨도 고왔으며 모든 일에 솜씨도 뛰어났다. 그래서 온 섬에서 아들을 둔 부모로부터 빗발치는 청혼이 들어왔다. 그러나 용녀의 얼굴에는 청혼이 들어올 때마다 수심이 가득 차 있었다.
하루는 좋은 곳에서 청혼이 들어와 용녀의 의사를 물어보니 용녀는 아무 말도 없이 어느 비바람이 몹시 몰아치던 날 행방을 감추어 버렸다. 며칠을 두고 소식이 없다가 어느 날 밤 할머니 앞에 나타나 자신은 원래 하늘나라 사람인데 잠시 인간 세상의 물정을 살피고자 내려왔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인자한 할머니를 만나 잘 지내고 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올 때는 와달리 용굴로 와서 갈 때는 천부리로 가서 하늘나라로 올라간다고 하면서 사라졌다. 놀라 정신을 차리니 꿈이었다. 꿈을 꾼 그날 저녁 천부리에서는 오색이 찬란한 구름이 하늘에 떴다고 하였다. 그 뒤부터 용녀가 석포마을에 정을 두고 갔다고 해서 이곳을 ‘정들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용녀 이야기」의 가장 주된 모티프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상의 인물이 지상의 인간인 할머니와 정을 나누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가 다시 하늘나라로 되돌아간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늘나라의 인물과 지상의 인물은 결코 결합되지 못하는 관계에 있음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정들포’라는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