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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 용소와 노총각」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805
한자 剛泉龍沼-老總角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교성리
집필자 박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2년 12월 - 「강천 용소와 노총각」 『순창의 구전 설화』상에 수록
성격 보은담|하천 유래담
주요 등장 인물 노총각|여인
모티프 유형 승천하는 용|승천하려는 용들 사이의 싸움|물줄기 새로 잡기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에서 강천산 용소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강천 용소와 노총각」은 천상 세계에서 쫓겨나 인간 세계에 살게 된 두 용이 승천을 앞두고 벌인 결투에서 노총각이 한 용을 도와 승천하도록 하였고, 이에 대한 용의 보은으로 혼인도 하고 메마른 들을 적실 냇물도 얻게 되었다는 보은담이다. 현재 순창읍을 흐르는 경천의 물줄기 유래를 담고 있는 하천 유래담이기도 하다.

[채록/수집 상황]

2002년 12월 양상화가 엮어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상의 168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경천강천산에서 발원하여 강천호에 머물렀다가 팔덕면을 관통하고, 이후 여러 면의 넓은 벌을 적신다. 그런데 옛날에는 경천강천산 입구에서 팔덕의 서북방 구림면으로만 흘렀을 뿐 순창읍은 실개천 하나 없는 삭막한 벌판이었다.

옛날에 순창읍 교성리 마을 터에 한 노총각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가뭄이 몹시 심하여 샘물마저 바닥이 나고 말았다. 총각은 날마다 샘터를 찾아 땅을 팠다. 어느 날 땅을 파다가 힘에 겨워 쉬고 있는데 한 아름다운 여인이 미소를 머금고 교태를 부리며 총각 앞을 지나갔다. 총각은 그만 미모에 반하여 삽자루를 집어 던지고는 그 여인을 따라 나섰다. 그 여인이 가끔씩 뒤를 힐끗힐끗 돌아보며 노총각을 미소로 유인하였다. 그는 도중에 집에 돌아갈 생각조차 못하고 그 여인을 무작정 따라가다가 결국 강천산 입구에까지 이르렀다.

강천산 입구에 이르자 여인은 노총각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헐레벌떡 쫓아간 노총각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른 채 여인의 아름다움에 취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러자 여인이 사람을 녹일 듯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말을 이어 갔다.

"나는 원래 천웅 장군의 본처로 천상에서 부귀를 누리며 살았는데, 남편이 첩을 얻게 되어 그 첩을 시샘하다가 첩과 함께 벌을 받아 이렇게 인간 세계로 쫓겨난 몸입니다. 인간 세계로 쫓겨난 지 천 년 동안 나는 풍산면 행가리의 용소에서, 그리고 첩은 강천산 아래 용소에서 살았습니다. 이제 기한이 되어 하늘로 승천할 날이 되었는데 둘 중의 하나만 승천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마지막 혈투를 벌여 최후의 승자가 승천하게 되니 나를 좀 도와주시오."

말을 끝낸 여인은 가슴 속에 간직한 비수를 꺼내며, "이 길로 한참 올라가면 깊은 계곡 아래 용소가 있는데, 바로 그 옆에 노송과 바위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다리 하나는 노송가지에 걸치고 다른 하나는 바위를 딛고 서서 비수를 겨누고 기다리고 계십시오. 이 비수로 용의 복부에 있는 비늘 사이를 찌르면 죽게 될 것입니다. 제가 싸우다가 당신 앞에 하얀 복부를 드러내도록 원수를 밀어불일 터이니 이 비수로 힘껏 찔러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세 번까지 기회를 줄 터이니 꼭 원수를 죽여주십시오." 하였다.

겁에 질린 노총각은 살려 달라고 애원하며 이를 거절하였으나 여인은 만약 듣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고 위협하였다. 노총각은 하는 수 없이 여인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하였다. 말을 마치자 여인은 홀연히 사라졌다.

노총각이 용소에 거의 다다르자 갑자기 맑던 하늘에 시커먼 구름이 몰려들더니 천둥소리가 요란하고 회오리바람이 불어 천지가 진동하는 듯하였다. 노총각은 정신을 가다듬고 여인이 시킨 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침내 용소의 물이 요동을 치며 뒤집히고 물줄기는 하늘을 솟구쳤다.

두 마리의 용이 생사를 걸고 혈투를 벌이는 중에 노총각은 용의 하얀 배를 보고 비수로 찌르려고 했으나 겁에 질려 두 번이나 기회를 놓쳤다. 세 번째 기회가 왔을 때 노총각은 이를 악물고 용의 배를 비수로 찔렀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누가 깨우는 바람에 노총각은 간신히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검은 구름은 온데간데없고 맑은 하늘에 화사한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노총각 옆에는 아까 그 여인이 웃고 있었다. 여인은 자신을 도와주어 고맙다며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였다. 노총각은 평생의 소원이 예쁜 아가씨와 혼인을 하는 일과 마을 앞에 시냇물이 풍성한 땅을 갖는 것이라고 하였다. 여인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집으로 내려가는 길에 500보마다 막대를 꽂아 표식을 해 두십시오. 그러면 그 길이 바로 시냇물이 될 것입니다. 또한 내일 어느 길 잃은 아가씨가 많은 보물을 간직한 채 구원을 요청할 것이니 그를 놓치지 말고 아내로 맞이하시오.” 하였다.

노총각은 바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500보마다 막대로 표식을 해 두었다. 이윽고 집에 다다르자 억수로 비가 내리면서 서북방 구림으로 흐르던 물줄기가 높은 언덕에 막히고 새로운 물줄기가 노총각이 지나왔던 발자취를 따라 생겨났다. 이것이 오늘날의 경천의 물줄기이다. 그리고 다음날 여인의 말대로 예쁜 아가씨를 맞이하여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다.

[모티프 분석]

「강천 용소와 노총각」의 주요 모티프는 '승천하는 용', '승천하려는 용들 사이의 싸움', '물줄기 새로 잡기' 등이다. '승천하려는 용들 사이의 싸움'은 비슷한 힘을 가진 두 세력 간의 갈등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세력들 싸움에 어느 한쪽을 도와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했고, 그로 인해 복을 받게 된다는 보은 설화의 성격도 가진다. 「강천 용소와 노총각」의 구조는 용 싸움에 개입한 인물이 덕을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용 싸움에 개입한 인물들은 잘못되는 경우가 많은데, 「강천 용소와 노총각」에서는 용을 도와 승천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이 소원하던 혼인도 하고, 마른들을 적실 물줄기도 새롭게 얻게 되는 행운을 잡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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