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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네 처를 거느린 사나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846
한자 -妻-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집필자 박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3년 12월 - 「한날 네 처를 거느린 사나이」 『순창의 구전 설화』하에 수록
성격 혼인담
주요 등장 인물 윤씨 총각|네 여인|나주 목사
모티프 유형 뜻밖에 얻게 된 부인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에서 네 처를 얻은 사나이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한날 네 처를 거느린 사나이」는 윤씨 총각이 혼인 전날 자살하려는 여인을 구하고, 다 죽어가는 여인을 살려 내어 두 여자를 얻었고, 혼인청에서 신부 아버지들의 약속 때문에 졸지에 두 처자를 얻게 되어 결국 네 처를 한꺼번에 거느리게 되었다는 혼인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3년 12월 양상화가 엮어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하의 245~247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순창군 구림면에는 노성 윤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었다. 이 산골 마을에 외아들을 둔 윤씨가 살고 있었는데 아들이 장성하여 혼인을 시키고자 하였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혼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매파의 중매로 어렵게 혼사가 이루어진 곳은 충청도 어느 마을이었다.

충청도까지는 너무 멀어서 혼인날 바로 갈 수가 없었기에 윤씨 총각은 혼인하는 날에 맞추고자 며칠을 걸어서 혼인하는 바로 전날 그 마을 앞의 주막집에 당도할 수 있었다.

주막집에서 저녁을 먹고 누운 윤씨 총각은 내일 혼례를 치를 아가씨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여 잠이 오지 않았다. 자정이 넘었는데도 이 생각 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 총각은 밖으로 나와 동구 밖까지 걸어갔다.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길가의 나뭇가지가 무엇에 흔들거리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하여 다가가 살펴보니 사람이 나뭇가지에 목을 매고 있었다. 총각은 황급히 쫓아가 줄을 풀고 사람을 땅에 뉘여 놓고 온몸을 주무르고 문질렀다. 그러자 잠시 후 그 사람의 숨이 되돌아왔다. 살펴보니 아름다운 여자였다.

정신을 차린 여자는 총각을 보고 왜 자신을 살렸냐며 원망을 하였다. 총각이 왜 죽으려 했냐고 물었다. 여자는 그 고을의 부잣집 딸이었는데 그날 혼인식에 나온 신랑을 보니 너무 못생겼고 키도 난장이처럼 작아 도저히 혼인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혼인식을 하지 않고 있다가 밤이 되어 도망쳐 나왔는데 그 신랑과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아 차라리 죽을 결심을 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나를 살려 놓았으니 책임을 지라고 총각을 다그쳤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내 몸에 손을 대었으니 나를 평생 책임지세요.” 하는 것이 아닌가? 총각은 난감해 하며 “나는 사실 내일 이웃 마을의 처녀와 혼인을 치를 예정이오. 그런데 어떻게 처자를 책임질 수 있겠소.” 하였다. 처녀는 “내 몸에 먼저 손을 대었으니 이유 불문하고 제가 첫 번째 여자가 아닙니까? 만약 거절하면 당장 이 자리에서 목숨을 끊을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고는 “만약 저를 승낙하신다면 집에 들어가 내일 신행길에 저도 가마를 준비하겠습니다.” 하였다.

어쩔 수 없이 총각은 승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주막에 돌아온 총각은 방으로 들어가서 막 누우려고 하는데 밖에서 웬 호령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주 목사가 부임하여 오는 길인데 이곳에서 쉬어 갈 것이니 방을 비우라는 소리였다. 혼례를 치르기 위해서는 잠시라도 눈을 붙여야 할 것인데 방을 비우라고 하니 참으로 난감하였다. 그래서 총각은 문을 열고 소리를 쳤다. “도임 행차 길에서 이토록 민폐를 끼치는 목사는 누구이기에 이렇게 무례해도 된답니까?” 그러자 나주 목사가 앞으로 나오며 “누구신지는 모르나 옳으신 말씀이오. 그런데 내 누이가 서울에서 이곳까지 걸어오다 보니 여독이 생겨 죽게 되었소. 이 누이를 방에서 함께 쉬도록 해 주시오.” 하였다. 그러면서 목사는 “사실 내 누이는 서울에서 대감 집 아들과 정혼을 하였는데 혼전에 대감 집 아들이 죽어서 혼례도 치르지 못하고, 양반 체면에 다른 곳에 혼인을 시킬 수도 없어서 시골에서 살도록 하기 위해 내가 데려오는 길이었소. 그런데 이렇게 길에서 죽게 생겼으니 선비 방에 두었다가 다행히 살아나면 선비와 같이 살고 죽으면 인근에 묻어 주시오.”라고 말하고는 그곳을 떠났다. 하는 수 없이 처녀를 방으로 들여 아랫목에 누이고 몸을 주물렀더니 얼마 후에 처녀는 의식을 회복하였다. 살펴보니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딱 현모양처감이었다.

날이 밝자 혼례를 치르기로 한 처녀의 집에서 가마를 들여왔다. 총각은 일행을 재촉하여 혼인청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혼인청에는 두 신부가 나란히 서 있었다. 연유는 이러하였다.

신부의 아버지들은 친구 사이로 한 마을에 살면서 서로 복중 약혼을 한 것이었다. 만약 아들과 딸을 낳으면 부부가 되도록 하고, 다 아들일 때는 의형제를 맺게 할 것이며, 두 집 모두 딸이면 한 사람을 섬기며 살도록 하자고 약속하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같은 날에 딸을 낳았다. 그런데 한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딸을 부탁한 것이다. 이런 언약 때문에 친구의 딸을 데려다 키웠으며, 약속대로 한 사람에게 시집을 보내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혼인청에 두 신부가 나란히 서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윤씨 총각은 같은 날 네 명의 처녀와 혼인을 치르게 된 것이다. 신행길에 가마 네 개가 나란히 윤씨 집에 들이닥쳤다. 윤씨 집안에서는 해괴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이 사람을 집성촌에서 쫓아냈다.

다섯 식구가 먹고 사는 일은 간단치 않았다. 그러나 서울 대감 집 딸이 모든 살림을 주관하였고, 다른 식구들도 열심히 일을 하여 먹고살 만큼 여유가 생겼다. 네 명의 부인들은 후에 똑같이 네 명의 아들을 낳았다. 아들들이 장성하여 과거를 보러 가게 되었는데 서울 대감 집 딸이었던 부인이 친정아버지에게 상세한 내용을 편지로 써서 아들 손에 들려 보냈다.

죽은 줄 알았던 딸이 살아 있는 것을 알게 된 대감은 외손자 네 명이 왔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아들들은 과거에 모두 급제하였고, 이 아들 넷이 윤씨 가문의 중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한날 네 처를 거느린 사나이」의 주요 모티프는 ‘뜻밖에 얻게 된 부인’이다. 「한날 네 처를 거느린 사나이」는 죽음에 임박한 여자를 구해 줌으로써 그 여자를 부인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던 총각의 운명을 보여 주고 있는데, 총각의 이런 행동이 나중에 가문의 흥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네 명의 부인을 얻게 된 것은 총각의 복으로 여겨진다. 두 명 이상의 아내를 둔 사람의 이야기는 대개 부인들 간의 질투와 싸움 등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한날 네 처를 거느린 사나이」에서는 네 명의 아내를 두었어도 서로 돕고 힘을 합해 가문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토대로 볼 때 윤씨 총각이 사람을 살린 일이 복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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