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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효자와 한 다리」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867
한자 韓孝子-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시대 조선/조선 후기
집필자 박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8년 2월 - 「한 효자와 한 다리」 『순창의 전설』에 수록
채록지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지도보기
성격 효행담|효불효 설화|다리 유래담
주요 등장 인물 한해오|아버지
모티프 유형 아버지를 위하여 다리를 놓은 아들|홀아비와 과부의 결연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한해오의 효행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한 효자와 한 다리」는 효성이 지극한 한해오(韓海悟)가 홀로 되신 아버지가 주막집 아주머니와 정분을 통하자 아버지를 위하여 다리를 놓아 아버지의 밤길을 편하게 해 주었다는 효행담[효불효 설화]이다. 또한 한해오가 만든 다리라 하여 ‘한 다리’라고 불린다는 다리 유래담이기도 하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2월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전설』의 100~101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양정욱이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의 경로당에서 한 노인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순창 고을에 한해오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의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지극하여 1790년 효자 정문을 받았다.

한해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열 살이 채 못 되어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만을 의지하며 서럽게 살았다. 그런데 아버지는 한두 끼 밥을 굶고 살아도 술 없이는 못살 정도로 술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어린 해오는 아버지 밥상에 반드시 술 한 잔을 올려 드리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였고, 또 그렇게 실천하였다. 어쩌다가 술을 준비하지 못하면 아버지의 밥상머리에 꿇어 앉아 불효자를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그런 해오를 바라볼 때마다 아버지는 아들이 대견하고 고마워서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술을 끊지 못하였다.

하루는 밤늦게 돌아온 아버지의 옷이 물에 흠뻑 젖어 있는 것을 해오가 보게 되었다. 해오는 그 이유가 궁금하였지만 아버지에게 물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모른 척하고 갈아입을 옷을 챙겨 드렸다. 그 이후로 해오는 아버지의 의관에 신경을 쓰게 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거의 매일 아버지는 신발이 젖어 있든지 바짓가랑이가 젖어 있든지 하였다. 어느 하루도 아침에 입고 나간 옷이 온전해 가지고 돌아오는 날이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해오는 어느 날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 보기로 결심하였다. 아버지가 나가자 해오는 아버지의 뒤를 먼발치에서 따라갔다. 이렇다 할 일 없이 아버지는 해가 저물자 집으로 향하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경천둑으로 갔다. 물 건너 언덕바지에는 주막집이 하나 있었다. 해오는 아버지께서 술이나 한 잔 하고 오시겠지 생각하고는 그길로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상을 준비하고 아버지를 기다렸다. 그러나 자정이 지나도록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해오는 아버지를 찾아 경천 언덕 너머에 있는 주막집으로 찾아갔다. 주막집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과부가 혼자 살면서 막걸리나 조금씩 팔고 있는 작은 집이었다. 주막집은 이미 호롱불도 꺼지고 인기척도 전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정쯤이 되었으니 손님은 물론 주인도 잠이 들 시간이었다. 해오는 조심스럽게 집안을 살펴보았다. 한참을 귀 기울여 살피던 해오는 갑자기 부엌방에서 인기척이 나면서 호롱불이 켜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에 아버지 목소리를 들었다. “밤이 깊었으니 이제는 가야겠구먼.”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며 아버지가 나왔고, 주막집 과부는 관솔불을 챙겨 주며 조심하라고 말하고는 들어가 버렸다. 아버지는 꺼질듯 말 듯한 관솔불을 들고 술 취한 걸음걸이로 터벅터벅 경천의 놋다리를 찾아 내려갔다.

한해오는 쫓아가 비틀거리는 아버지를 업고 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아버지가 무안해 할 것 같아 멀찍이서 따라만 갔다. 바람이 불었던지 갑자기 관솔불이 꺼지면서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 경천 놋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관솔불이 없으니 아버지는 놋다리를 제대로 건널 수가 없었다. 더구나 취기까지 오른 상태여서 비틀 걸음으로 놋다리를 건너야 하니,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해오는 혹시 아버지가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하였다. 중간에 두어 번 풍덩하고 놋다리를 헛디딘 소리가 났지만 별다른 탈 없이 아버지는 경천을 건넜다.

아버지가 날마다 이곳을 지나느라 의관이 물에 젖었다는 것을 알게 된 해오는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아버지가 주막집 아주머니를 취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후로 한해오는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지게와 괭이, 삽, 삼태기 등을 챙겨 들고 경천으로 갔다. 그리고 놋다리 위에 장나무를 져다가 걸쳐 놓고 다리를 놓기 시작하였다. 아버지가 모르게 다리를 놓아야 했기 때문에 밤에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일 년 가까이 일한 후에야 튼튼한 다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다리를 놓는 동안 때로는 비가 많이 내려 애써 만들어 놓은 다리가 물에 떠내려간 일도 많았다. 그러나 한해오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튼튼한 다리를 완성하게 된 것이었다.

또한 경천 언덕바지에 있는 주막집 아주머니가 사실상 새엄마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하루에 나무를 세 짐씩 하여 그 집에 갖다 주었다. 그것도 그 집 아주머니 모르게 새벽에 몰래 나뭇짐을 놓고 돌아왔다.

경천에 튼튼한 다리가 생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천을 편하게 건너다닐 수 있게 되었다. 후에 사람들은 이 다리가 한해오가 자기 아버지를 위해서 혼자 놓은 다리임을 알게 되었고, 한해오를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그 후로 아버지가 물에 빠진 일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다리를 한해오가 만든 다리라 하여 ‘한 다리’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 한 다리 언덕바지에 한해오 효자비를 세웠는데, 그 효자비는 아직도 그곳에 서 있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모티프 분석]

「한 효자와 한 다리」의 주요 모티프는 ‘아버지를 위하여 다리를 놓은 아들’, ‘홀아비와 과부의 결연’ 등이다. 「한 효자와 한 다리」는 아버지에게는 효성, 돌아가신 어머니에게는 불효가 된다는 전형적인 효불효 설화이다. 효불효 설화에서 나타나는 핵심 모티프인 ‘과부와 홀아비의 결연’, ‘다리 놓기’ 등이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차이점은 대개 효불효 설화의 경우 홀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다리를 놓아주는 것인데, 「한 효자와 한 다리」는 홀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다리를 놓아주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부계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홀어머니의 통정은 인정받을 수 없는 행위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홀어머니의 통정을 홀아버지의 통정으로 바꾸어 전승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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