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도봉 서원 각석군에 글씨를 남긴 유학자.

[가계]

본관은 은진(恩津). 자는 명보(明甫), 호는 동춘당(同春堂). 할아버지는 송응서(宋應瑞)이고, 아버지는 군수를 지낸 송이창(宋爾昌)이다. 외할아버지는 김은휘(金殷輝)이며, 장인은 정경세(鄭經世)이다. 민유중(閔維重)이 사위이다.

[활동 사항]

송준길(宋浚吉)[1606~1672]은 송시열(宋時烈)과 함께 ‘양송(兩宋)’으로 불리며, 조선 후기 서인들의 정치·학문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였던 인물이다. 스승은 김장생(金長生)이며, 이이(李珥)를 사숙하기도 하였다. 1624년(인조 2) 학행으로 천거 받아 예안 현감·형조좌랑·한성부 판관 등을 제수 받았지만 나아가지 않았고, 1649년(인조 27) 산림(山林)[학식과 덕이 높으나 벼슬을 하지 않고 숨어 지내는 선비]을 대거 초빙하던 당시 분위기 속에서 송시열과 함께 발탁되어 사헌부의 장령·집의 등을 역임하였다. 효종 대에는 대사헌·이조참판·병조판서·우참찬 등을 역임하며 명실상부 서인 산림의 영수로 활동하였다.

송준길은 도봉 서원 주변 바위에 글씨를 남기기도 하였다. 이 바위 글씨는 도봉 계곡 바위 글씨 제2군에 속한다. 송준길의 글씨는 권상하(權尙夏)가 세로로 쓴 무우대(舞雩臺) 바위 글씨 바로 뒷면에 있는 독립 바위에 새겨져 있다. 가로 89㎝, 세로 118㎝의 크기로 ‘염락정파 수사진원 춘옹서(濂洛正派 洙泗眞源 春翁書)’라는 글씨가 세로 두 줄로 새겨져 있다. ‘염락(濂洛)’은 각각 염계(濂溪)와 낙양으로 송(宋) 대 신유학(新儒學)을 일으킨 주돈이(周敦頤)와 그의 제자인 정이(程頤)·정호(程顥) 형제가 저술과 강학 활동을 하던 곳이어서 조선 시대에 성리학의 대명사처럼 쓰였던 말이다. ‘수사(洙泗)’는 공자가 살면서 강학 활동을 하던 중국 산둥 성 지방인데, 역시 원시 유학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송준길이 도봉 서원 근처 바위에 새긴 ‘성리학의 정파요, 유학의 참 근원이다’라는 글귀에는 조광조를 배향한 도봉 서원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다. 즉 조선에서 중국 송 대 성리학의 도통을 이은 인물로 평가된 조광조와 그를 모신 도봉 서원의 위상을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후에 호론(湖論) 계열 학자인 한원진(韓元震)이 벗들과 함께 도봉 서원을 방문하고, 송준길이 새긴 글씨를 보고 남긴 시인 「알도봉서원(謁道峯書院)」이 그의 문집인 『남당집(南塘集)』 1권에 실려 있다.

[학문과 저술]

송준길은 송시열과 함께 이이의 학설을 이어 서인 학문의 기틀을 세웠으며, 특히 예학(禮學)에 밝아서 김장생의 뒤를 이을 것으로 평가되기도 하였다. 저서로 『어록해(語錄解)』와 문집인 『동춘당집(同春堂集)』이 있다.

[묘소]

묘는 대전광역시 서구 원정동 산60-2번지에 있다.

[상훈과 추모]

1681년(숙종 7) 대전의 숭현 서원(崇賢書院)에 배향되었고, 문정(文正) 시호가 내려졌다. 공주의 충현 서원(忠賢書院), 연기의 봉암 서원(鳳巖書院), 논산의 돈암 서원(遯巖書院)에 제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