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 후기 순창 출신의 천태종 고승(高僧).

[개설]

일명 무외(無畏)라고도 불린 정오(丁午)는 충렬왕과 충선왕, 충숙왕의 3대에 걸쳐 대선사와 국통으로 추대되었던 당대 불교계의 거두였다. 법형(法兄)으로 원혜 국통(圓慧國統)이 있고, 제자로는 굉지(宏之)·승숙(承淑)·중덕(中德)·일생(日生) 등이 있었다. 문장에도 능하여 『동문선(東文選)』에 글 20여 편이 전한다.

[활동 사항]

정오는 젊은 시절 승과(僧科)에 응시, 상상과(上上科)로 합격하였다. 만덕산 백련사의 말사인 용혈암(龍穴庵)을 거쳐 월출산 백운암에 거주하면서 능허대(凌虛臺), 초은정(招隱亭) 등을 세웠다. 1302년(충렬왕 28) 왕명에 따라 송악산 묘련사(妙蓮寺)의 제3세 법주(法主)가 되었다. 1306년 백월랑공적조무애대선사(白月朗空寂照無㝵大禪師)라는 호를 받았고, 1307년 왕사로 책봉되어 불일보조정혜묘원진감대선사(佛日普照靜慧妙圓眞鑑大禪師)라는 호를 받았다.

1308년 충선왕이 즉위한 뒤 선교각종산문도반총섭조제(禪敎各宗山門道伴摠攝調題)라는 호를 받았다. 1309년(충선왕 1) 국청사(國淸寺)로 옮긴 후에 금당을 중수하고 주불인 석가여래와 좌우 보처 보살의 조성을 시작하여, 1315년(충숙왕 2) 10월에 낙성하였다. 1310년 경상남도 밀양의 영원사로 옮겨 사찰을 중수하였다. 1313년 충숙왕이 즉위하면서 국통에 책봉되고, 대천태종사쌍홍정혜광현원종무애국통(大天台宗師雙弘定慧光顯圓宗無㝵國統)의 법호를 내렸다. 이때 순창현이 정오 국통의 출신지이므로 순창군으로 승격시켰다. 1315년부터 1318년 11월까지 4년 동안 왕명에 의하여 경상남도 진주의 용암사를 중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