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4C04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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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엄원대 |
공암마을 앞 양산천 건너편에는 산바다 사슴농장이 있다. 공암마을에 사는 농장주인인 오정일(68세)을 만났다.
오씨가 처음 사슴을 키우게 된 것은 그저 우아한 모습의 사슴 그 자체가 좋아서였다. 1975년 취미삼아 집 앞 공터에 두어 마리를 키운 것이 그 시작이었다.
옛날부터 소토마을과 공암마을에서는 벽돌·기와·옹기공장이 많았다. 오씨의 집안 역시 증조부 때부터 오씨 당대에까지 4대에 걸쳐 옹기공장을 꾸려왔었다. 한때는 가마가 두 개나 될 정도로 전국적으로도 큰 옹기공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플라스틱 제품이 등장하면서 옹기공장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사슴을 본격적으로 사육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
그 동안 취미삼아 한두 마리를 키우면서 얻은 사육 노하우와 발품 팔아가며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지식을 습득했다. 황토박사로 알려진 경상대 화학과 백우현 교수의 도움을 받아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있는 황토에 뽕잎·당귀·천궁·구기자 등을 섞어 먹임으로써 다른 농장의 녹용과 차별화를 꾀하였다.
이를 토대로 선친을 모신 음택 옆 2600㎡에 열 마리 남짓을 키웠다. 사슴 키우기에 전념하기 위해 오랫동안 생계수단으로 꾸려왔던 식당일도 그만두었다.
그동안 양산시로부터 우수 농특산물로 지정 받았고, 대한식품연구소로부터는 품질합격을 받는 등 여러 기관단체로부터 인증과 품질 합격을 받았다.
지금은 엘크 25마리를 키워 연 350㎏ 전후의 녹용을 얻음으로써 2억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알짜 부자가 되었다. 지금 사육하고 있는 엘크 사슴은 병이 적어 기르기가 용이하기도 하지만 엄청난 크기인데다 야생의 본성이 남아 있어 상당히 위험할 때도 있다고 한다.
5월 중순부터 유월 중순 사이까지는 사슴의 모든 기운이 뿔로 올라가 있는 시기라고 한다. 그래서 이때 녹용을 채취한다. 그러므로 사슴농장은 이 시기가 농번기에 해당한다. 녹용 채취가 끝나는 시점부터는 사슴의 모든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는 즉 발정기가 된다고 한다. 이때는 사슴들이 예민해져서 먹이를 주는 주인조차 못 알아볼 정도여서 잘못하면 크게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지금도 오씨는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원광대 신민교 교수의 도움을 받아 녹용을 주재료로 한 민속약주를 개발하고 있다. 맛이 좋아 어떤 재료로 만들었냐고 물었더니, 주재료인 녹용 외에 우슬·두충·위령선·당귀·홍화꽃·계피·감초·대추·쌀 2되·누룩 6장이 들어간단다. 맛이 좋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