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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비추는 등불과 사람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E030202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엄원대

박기배(49세) 씨는 한국전력공사에 합격하여 교육을 마치고 부산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한전 양산출장소에 자원, 1984년 10월 24일자로 발령을 받아서 근무를 시작한 게 양산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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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배 씨

양산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되어갈 무렵,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권태기였다고 여겨지는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와서 여러 가지를 사업이랍시고 하다가 퇴직금과 적금 들었던 것들을 다 떨어 먹었다. 젖먹이 딸아이를 바라보며 호구지책으로 택시운전을 하면서 가정을 꾸려가다가 옛 직장 상사의 도움으로 동남전기상사라는 전기공사·재료상을 개업하게 되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여가 지나서 사업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자 주식회사 동남전기라는 상호로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전기 공사업을 경영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사업과 함께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각종 단체에 가입하여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바르게살기운동 양산시협의회에 들어가고, 사단법인 한국 BBS 경남연맹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사업과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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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경남연맹

그러던 2001년 말경 어느 토요일 날 김해시에서 입찰에 따른 적격심사서류를 제출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이틀 전에 김해시에서 발주한 전기공사 입찰이 있었는데 박씨의 회사가 3위를 해서 무척 아쉬워했고, 전자입찰에서 3위는 서류제출을 요구하지 않는 게 관례인데 이상하다 생각하였다. 기대와 설렘으로 서류를 준비하여 김해시에 들어갔더니 관계자 분들이 박수를 치면서 행운의 회사 사장이라며 축하해 주었다.

이유인즉슨 보통의 입찰은 1위 업체에서 계약을 하게 되는데 이번 공사는 2위 업체도 아닌 3위 업체인 박씨네 회사가 김해시에서 발주한 봉황대 유적재현 전기공사 계약을 하게 된 것이 아주 드문 일이고 이런 일은 전자입찰방식이 도입되고 나서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아무튼 박씨네 회사는 김해시와 계약을 하고 순조롭게 공사를 진행하였다. 그 공정에 따라 등 기구를 설치하기 위해서 내역에 나와 있는 등 기구를 구매해야 되었는데 그런 등 기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김해시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그 등 기구에 대하여는 설계사에게 설명을 들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설계사의 설명은 이러했다. 설계를 의뢰받았을 때 문화재 위원들의 요구사항이 문화재 복원공사에서 가로등 설치는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가로등의 지주가 돌출되면 문화재와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가로등 지주로 인하여 돋보여야 할 문화재가 돋보이기는커녕 오히려 퇴색되는 부분도 있으니 불빛은 있으되 문화재 본래의 모습은 훼손하지 않으면서 가로등을 설치할 수는 없겠냐는 주문에 의해 대략적으로 형식만 설계에 반영해놨으니 그런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등 기구를 개발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시공전문 회사에게 등 기구 개발이라는 난제가 주어졌지만 피해 갈 방법이 없었다. 이로 말미암아 생각지도 않은 등 기구를 연구하게 된 것이다. 2002년 1월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본 공사 전기설계자, 김해시 공사관계자, 문화재위원들의 입회하에 수차례의 현장실험과 브리핑을 거쳐 개발된 제품이 문화재를 돋보이게 하고 견고하며 기존의 가로등 지주가 없으면서 주위를 밝힐 수 있어서 본 공사에 적합하다고 인정을 받음으로써 김해봉황대 유적 재현 전기공사에 적용 시공하여 2003년 4월 11일자로 준공을 받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 등 기구를 개발하면서 특허청에 실용신안을 등록하고 기술평가를 결정 받고 하는 과정에서 김해시 공사담당 계장이 그의 마음에 크게 자리하게 되었단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열정이 박씨보다 더 뜨거웠던 그였고, 개발하고 실험할 때는 반드시 야간에만 이루어지는데도 한 차례도 빠짐없이 참석해서 관리자와 시민의 관점에서 보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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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기구

그래서 박씨는 이 등 기구로 인하여 자신에게 소득이 주어진다면 어느 정도의 지분을 드리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박씨는 아직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좀 더 나은 등 기구 연구를 위해 수억 원의 사비를 쏟아 넣었다.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 양산대학에 연구실을 갖추고 개발에 몰두한 결과 특허 1건, 실용신안 2건, 의장등록 1건, 디자인등록 5건, 중국실용신안 1건 등의 지적재산권을 갖게 되었다. 2005년에 대한민국 이머징 우수기술상, 2007년에는 녹색에너지 대상을 받았다. 같은 해에 벤처기업으로 등록이 되었고, 서울 코엑스와 대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에너지엑스포에 태양광 가로등을 출품하는 등 열정을 가지고 활동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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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대학 연구실

이 무렵 박씨는 도로조명에 대한 새로운 기술개발에 착수하여 고조도 절전형 가로등개발에 성공을 했다. 이를 실용신안으로 등록하고 개발된 빛 증폭 반사갓을 각종 실험과 측정을 거쳐 완성을 했다. 이 제품의 특성은 기존의 가로등은 등 기구에서 램프가 발하는 빛이 도로에 그대로 조사되지만 박씨가 개발한 반사갓은 램프에서 발생하는 빛을 반사갓이 받아서 이를 증폭(산란현상)하여 도로에 조사되는 방식으로 기존의 가로등 소비전력은 250W이지만 박씨가 개발한 가로등은 70W로써 약 70%의 절약효과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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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도 절전형 가로등개발

노면의 밝기도 훨씬 더 밝아지며 기존의 나트륨등에 비해 사물을 식별하는 연색성이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는 정말 획기적인 제품이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제품을 개발했지만 이것을 실용화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예를 들면 정부에서 주는 고효율마크를 받으려면 한국에너지공단에 신청을 해야 되는데 기존의 코드가 있는 것은 가능하지만 박씨의 ‘가로등 반사판’은 코드 자체가 없기 때문에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신재생 에너지라는 태양광 발전 가로등을 개발하여 전시회에 출품도 하였다. 그러나 판매를 하려고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사용된 실적이 있느냐고 물은 뒤 없다면 일언지하에 거절당하였다.

누군가 사용을 해줘야 실적을 쌓을 수 있을 것이고, 상용화되어야 더 좋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열어 주는 곳이 없었다. 그때마다 김해시 공사담당 계장 같은 이가 생각났다. 지방의 중소기업이 하나의 제품을 개발해서 상용화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절실히 실감했다. 그렇지만 지금도 부단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개발하는데 꼭 필요한 열정만큼은 잦아들기는커녕 배가되고 있다. 그는 여건이 갖추어지는 데로 반드시 가로등 반사판의 상용화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한다.

양산에서 23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된 일을 이야기한다면 국제로타리 3720지구 양산로타리클럽 제39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정부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30여명의 아이들에게 1년 동안 저녁을 먹을 수 있게 했던 일이 가슴 한구석에 뿌듯함으로 자리하고 있단다. 박씨는 자신의 딸과 아들의 눈동자를 자신 있게 바라보며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삶을 이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어 하고 있다.

[수정이력]
콘텐츠 수정이력
수정일 제목 내용
2018.07.06 기관명 현행화 에너지 관리공단 -> 한국에너지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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