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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여인의 혼령을 도와주어 과거에 급제한 선비」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828
한자 -女人-魂靈-科擧-及第-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인계면 탑리
집필자 박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13년 12월 - 「죽은 여인의 혼령을 도와주어 과거에 급제한 선비」 『순창의 구전 설화』하에 수록
성격 신이담|해원담
주요 등장 인물 선비|여인
모티프 유형 혼령을 도와 급제한 선비|어머니의 지극한 자식 사랑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인계면 탑리에서 급제한 선비와 관련하여 전래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죽은 여인의 혼령을 도와주어 과거에 급제한 선비」는 우연히 인계면 탑리갈재를 넘어가던 어떤 선비가 밤길에서 죽은 여인의 혼령을 도와주고, 이 혼령의 계시로 장원 급제를 하여 후에 여인을 위하여 효열비를 세워 주었다는 신이담이자 해원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3년 12월 양상화가 엮어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하의 129~133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순창군 인계면 탑리 마을에서 임실군 덕치면 암치 마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갈재라는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갈재는 순창 사람뿐만 아니라 전남 곡성이나 남원 등지에서 전라 감영이나 한양을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고개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길이었다.

옛날에 가난하지만 똑똑한 한 선비가 있었다. 이 선비는 과거 시험을 보고자 하였으나 집이 가난하였기에 한양까지 갈 노자를 마련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얻어먹으면서라도 한양에 가서 기어이 과거 시험을 치르고자 하였다. 한양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였다. 돈이 없어 낮에는 마을에 들러 일을 돕고 밥을 얻어먹었으며, 밤에는 한양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였다.

어느 겨울밤, 이 선비는 갈재를 넘어가는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눈길이 미끄럽고 바람은 매서운 추운 겨울밤이었다. 한참을 걷다 이상한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한 여인이 눈길에 미끄러져 골짜기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선비는 황급히 쫓아가서 여인을 붙잡아 구해 주었다. 여인은 다리를 다쳤는지 서지도, 걷지도 못하였다. 할 수 없이 선비는 여인을 업고 갈재를 올랐다. 오르면서 선비는 어찌하여 이 밤중에 혼자서 밤길을 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인은 “저는 순창에 사는 안동 권씨인데 임실 구고현 한씨 집으로 시집을 와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친정어머니가 위독하여 뵈러 왔다가 임실로 가기 위해 밤길을 재촉하던 길이었습니다.” 하였다.

여인을 업고 고갯마루에 도착한 선비는 너무나 힘들었다. 고갯마루 주위를 둘러보니 조그마한 오두막집이 보였다. 여인은 “선비님도 힘들고 저도 추워서 더 이상 갈 힘이 없으니 저 집에서 잠시 쉬었다 갑시다.”라고 말하였다. 선비도 더 이상 가기가 힘들 것 같아 그 집에 들어가 두 사람은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이튿날 날이 밝아 잠에서 깨어난 선비는 깜짝 놀랐다. 선비가 누워 있는 곳은 방안이 아니라 무덤가였기 때문이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선비는 곧바로 임실의 구고현으로 가 청주 한씨 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 며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집 며느리는 임신 중이었는데 홀로 계시는 친정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고 돌아오는 길에 홀로 이 고갯마루를 넘다가 산기가 있어 잔디밭에서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듣고 한씨 집안사람들이 가 보니 아기를 낳아서 젖을 물리고 여인은 죽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기는 데려오고 여인은 그곳에 묻었는데, 밤마다 그 여인이 친정어머니에게 갔다가 그곳에 와서 아기에게 젖을 주고는 닭이 울면 사라진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오늘 밤은 선비의 도움으로 며느리가 편하게 그곳에 왔겠군요.”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선비는 자신이 만난 여인이 혼령임을 알았다. 그날 밤 선비의 꿈에 그 여인이 나타났다. 여인은 “선비님, 한양에 가서 과거를 치르십시오. 반드시 장원급제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급제하시거든 저의 원혼을 달래 주십시오.” 하였다. 그 후 선비는 여인의 말처럼 과거에 급제하였고, 이후 순창 군수로 부임하게 되었다. 순창 군수가 된 이 선비는 여인의 무덤 앞에 ‘효열 안동 권씨(孝烈安東權氏)’라는 비를 세워 주어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모성애를 찬양토록 하였다. 사람들은 이 묘비에 절을 하고 가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었고, 이 비에 제사를 지내고 과거 시험을 보면 장원한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이 묘비 앞에는 향불이 끊어지질 않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죽은 여인의 혼령을 도와주어 과거에 급제한 선비」의 주요 모티프는 ‘어머니의 지극한 자식 사랑’이다. 죽어서도 자식에게 젖을 물리기 위해 밤이 되면 혼령으로 나타나는 여인의 이야기는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 것인지를 보여 준다. 또한 「죽은 여인의 혼령을 도와주어 과거에 급제한 선비」에는 ‘혼령을 도와 급제한 선비’라는 모티프도 보이는데, 여인의 혼령은 선비의 과거 급제를 예언해 주면서 급제하면 자신의 원혼을 달래 달라고 한다. 선비가 급제한 후에 효열비를 세워 여인의 원혼을 달랜다는 점에서 보면 일종의 해원담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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