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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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端午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김형준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음력 5월 5일에 행하는 풍속.
[개설]
5월 5일 단오는 양의 수가 겹치는 날로서 일 년 중에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하여 큰 명절의 하나로 여겨 왔다. 단오는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五節), 단양절(端陽節) 등으로도 불린다. 또한 이날에는 수리취로 떡을 만들어 먹었다 하여 흔히 수릿날이라고 불렀다.
단오일은 농촌에서 모심기가 끝나가는 농한기에 속한다. 모심기를 마친 농민들은 벼농사의 피로를 풀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우제도 지내며 신명나는 잔치판을 연다. 순창 지역에서는 인계면 노동리의 두룡정이나 구림면 구산리의 물통골에서 물맞이를 하고, 단오난장(端午亂場)에 모여 씨름, 농악, 그네뛰기 등의 놀이를 즐겼다.
[연원 및 변천]
단오일은 양수가 겹치는 날로서 일 년 중 양기(陽氣)가 충천하는 날이라 하여 모두가 집에서 밖으로 나와 놀이를 즐기는 관행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랜 동안 단오일을 단양절(端陽節)이라 하여 5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 농사일과 일손을 멈추고 다양한 놀이를 즐기면서 농한기를 즐겼다. 농촌에서는 모심기를 마친 뒤에 먹고 마시며 하루를 즐기는데, 단오 직후부터 날씨가 더워지고 비가 많이 내려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단옷날에 우순풍조의 기우제(祈雨祭)를 지내기 때문에 단오제가 정착되어 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순창의 단오제는 성황제, 두룡정 물맞이, 응양지 그네뛰기, 순창장 단오난장 등의 대표적인 행사로 진행되었다.
인계면 노동리 동촌 마을에 있는 두룡정은 용의 머리에서 약수가 샘솟듯이 나와 단오 무렵이면 인근 남원, 임실, 정읍 사람들이 찾아와 무병장수를 하기 위해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행사가 벌어졌다. 신비의 물로 알려진 두룡정 약수로 목욕을 하면 피부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남녀유별하고 여인이 외출을 자중하던 때도 단옷날 이곳에서는 물맞이를 했다고 한다. 놀이는 패패로, 끼리끼리 모여서 가무도 즐기며 노는데 질서 없이 풍속이 문란한 점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한다.
순창에서 단오난장은 순창 장시의 빈터에서 열렸다. 난장에서는 주로 남자들이 씨름판을 벌였는데 애기 씨름, 지역별 청년 씨름, 상씨름 등이 열렸다. 애기 씨름은 어린아이들이 씨름하는 것이고, 청년 씨름은 각 면 대항 씨름 겨루기이며, 상씨름은 장년 가운데 가장 힘센 장사가 모래판에 버티고 서서 상대할 자가 없으면 우승자가 되는 종목이다. 청년 장사는 포목전에서 포목을 상으로 주었고, 상씨름에서는 송아지 1마리를 상으로 주었다.
순창의 향토 사학자인 양상화[남, 1932년 생]는 1960년대까지도 단오난장이 열린 것을 구경하였는데, 인계면의 최장사라는 사람이 ‘상씨름왕’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단오난장이 열리는 동안에 순창 장시는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었고, 농악대·투전판 등 다양한 형식의 놀이판이 벌어졌다. 순창 단오제 기간에 순창 장시에서는 “단오 때 벌어서 1년을 먹고 살았다.”라고 할 정도로 단양절에 단오난장이 순창 장시를 활성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순창 장시가 5일장으로 열렸지만, 음력 5월 1일부터 5일까지는 단오난장이 열려 장시가 매우 번창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농토를 많이 소유한 부잣집에서는 단오일 전에 모심기를 하느라 고생을 많이 한 머슴들에게 용돈을 주어 단오난장에서 즐기도록 주선하였다. 머슴들은 단오일에 단오난장에 나와 투전판에 기웃거리며 놀기도 하고, 술과 음식을 사 먹으면서 하루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