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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정이 귀밀댁」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854
한자 彌勒-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집필자 박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8년 2월 - 「미륵정이 귀밀댁」 『순창의 전설』에 수록
채록지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지도보기
성격 동물 보은담|동물 훼방담
주요 등장 인물 귀밀댁|구렁이
모티프 유형 귀밀댁의 시은|업구렁이의 보은|업구렁이의 훼방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에서 업구렁이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미륵정이 귀밀댁」안정리 미륵이 있는 미륵정이 마을에 살던 귀밀댁이 업구렁이에게 밥을 해 주고 그 대가로 가세를 일으켰다는 동물 보은담이고, 이사를 가서 업구렁이를 무시하자 다시 가세가 기울고 천수도 누리지 못하였다는 동물 훼방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2월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전설』의 19~21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이종진·장민욱 등이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에서 주민 김귀례[남, 1925년 생]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 어느 때 구림면 안정리 마을에 아침 해가 붉게 떠오를 즈음에 마을의 한 구덩이에서 미륵이 떠올랐다. 마을 사람들은 좋은 징조가 아닐까 싶어서 젊은 청년들을 불러 모아 이 미륵을 건져다가 밭 언덕에 모셔 놓았다. 그리고 지붕까지 얹어서 미륵을 보살피고 치성을 드렸다. 지금도 명절 때마다 밥을 지어 올리고, 물도 깨끗하게 갈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 이름이 미륵정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귀밀댁이라고 하는 사람이 이 미륵정이에 들어와 살게 되었는데 먹을 것 하나 없이 아주 가난한 사람이었다. 귀밀댁은 매향골에서 남의 집 밭을 부쳐 겨우 먹고 살았는데, 그의 사주에 콩나물쪽 십 년을 먹어야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는 팔자라고 하였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십 년을 밥을 먹지 않고 콩나물쪽 푸성귀로 끼니를 때우며 살았다. 그런데 밥이 너무나 먹고 싶었던 귀밀댁은 10년에서 딱 한 끼를 남겨 놓고 그만 참지를 못하고 밥을 해 먹고 말았다.

어느 날 밤 꿈에 집채만 한 구렁이가 나타나, “구미에서 미륵정이 너희 집으로 들어갈란다.” 하였다. 다음날 봇도랑에 빨래를 하려고 나갔는데 무엇이 풀을 쓸고 지나간 것처럼 자국이 나 있었는데 그 넓이가 커다란 망둑어가 들락거릴 만큼 넓었다. 짚이는 데가 있어서 얼른 집으로 들어와 광 속을 들여다보니 집채만 한 구렁이가 새끼를 구물구물 데리고 들어앉아 있었다. 귀밀댁은 재빨리 밥을 지어 솥단지 채 가져다주니 구렁이가 솥단지의 밥을 싹싹 핥아먹고는 딱 한 그릇 만큼만 남겨 놓았다. 귀밀댁은 구렁이가 먹다 내민 것이었지만 더럽다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맛있게 먹었다.

그 이후로 귀밀댁의 가세는 늘어나고, 하는 일마다 잘 풀려 제법 큰 집안을 이루게 되었다. 큰살림을 일군 귀밀댁은 대처로 나가 살게 되었는데 어느 날 밤 또 꿈에 그 구렁이가 나타나 “내가 너희를 따라간 줄 아느냐?” 하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이후로 귀밀댁의 가세는 자꾸 기울었고, 결국 귀밀댁은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미륵정이 귀밀댁」의 주요 모티프는 ‘귀밀댁의 시은’, ‘업구렁이의 보은’, ‘업구렁이의 훼방’ 등이다. 업은 옛날부터 한 집안의 재물을 지켜 주거나 보살펴 준다고 하는 수호신[업신]이고, 이것이 나가면 집안이 망한다고 믿었다. 대개 큰 구렁이를 업으로 삼았는데, 귀밀댁의 집에 나타난 것도 업구렁이이다. 콩나물 쪼가리를 먹으며 10년을 견뎌야 가세를 일으킬 수 있는 사주를 타고난 귀밀댁은 단 한 끼를 남겨 두고 가세를 일으킬 기회를 잃게 된다. 다행히 집안에 들어온 구렁이에게 밥을 해 준 덕에 구렁이의 도움으로 가세를 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업신은 사람이 집안에 살고 있는 동안에 함께 거주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는데, 이사하는 바람에 업구렁이의 도움을 받지 못하여 가세는 다시 기울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지금도 업구렁이는 죽여서도 안 되고, 함부로 대해서도 안 되며, 집안에 들어온 업구렁이를 내치게 되면 그 집안은 망한다는 민간 신앙이 전승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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