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8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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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
집필자 | 박정미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8년 2월 - 「돌아앉는 돌거북」 『순창의 전설』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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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거북 바위 -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
채록지 |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
성격 | 신이담|사찰 폐사담 |
주요 등장 인물 | 시주승|도승|마을 사람 |
모티프 유형 | 영험한 거북 바위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에서 거북 바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돌아앉는 돌거북」은 거북 바위의 꼬리가 향하는 쪽이 살림이 풍성해진다는 신이담이고, 마을 사람과 중들이 거북 바위를 서로 돌려놓는 다툼을 끝내려고 거북 머리를 훼손하였더니 결국 취암산에 있던 절이 망했다는 사찰 폐사담이기도 하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2월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전설』의 54~55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이종진·장민욱 등이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에서 주민 양안섭[남, 1930년 생]·양문규{남, 1925년 생] 등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동계면 구미리 마을 만수탄에는 거북 바위라고 부르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만수탄 건너편에는 우두봉이 있고, 그 너머에 취암산이 있는데, 취암산 골짜기에는 절이 하나 있었다.
절의 시주승들은 아침마다 시주를 하러 산을 내려갔는데, 갈 때마다 오늘은 어디에서 시주를 할 것인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절에서 내려다보면 구미 마을밖에 시주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좀 넉넉하게 사는 마을에서 시주를 하여야 시주가 후하게 나올 것인데, 늘 같은 마을만 다니다 보니 시주승들도 마을 사람들의 눈치가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구미 마을로 시주를 다니다 보니 ‘어찌 구미 마을은 저렇게 잘 사는데 우리 절은 빌어먹어야 살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그전에 이 절에서 묵었던 도승이 다시 절을 찾았다. 시주승들은 그 도승에게 연유를 물었다. 도승이 가만히 보니 아무래도 만수탄에 있는 거북 바위가 무슨 조화를 부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밤중에 중들을 시켜 구미 마을 쪽으로 꼬리를 두고 있는 거북이를 홱 돌려서 머리가 구미 마을 쪽으로, 꼬리를 절 쪽으로 향하게 하였다. 그러자 절집 살림은 늘었고, 그 여세를 몰아 불사 중창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마을은 흉년이 들고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거북이의 방향이 달라진 것을 눈치채고 다시 거북 바위의 꼬리가 마을 쪽으로 향하도록 돌려놓았다. 이걸 알게 된 중들은 밤중에 다시 거북이의 꼬리를 돌려놓았다. 낮에는 마을 사람들이 거북 바위를 돌려놓고 밤에는 중들이 또 돌려놓고, 이런 일들이 매일 같이 되풀이 되었다.
이런 상황이 되자 도승을 안 되겠다 싶어 “요놈이!” 하면서 지팡이로 거북 바위의 머리를 치니 머리가 뚝 떨어져 버렸다. 거북이 머리는 만수탄 강물에 던져졌다. 그 뒤로 절은 쇠퇴해 갔고, 마을은 그럭저럭 먹고 살 만하게 되었다 한다.
[모티프 분석]
「돌아앉는 돌거북」의 주요 모티프는 ‘영험한 거북 바위’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거북은 장수뿐만 아니라 재물을 가져다주는 상서로운 동물이나 신령스러운 존재로 여겨져 왔다. 「돌아앉는 돌거북」은 거북의 이런 영험성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거북이의 머리가 향해 있는 방향은 좋지 않고 거북이의 꼬리가 향해 있는 방향은 재물복이 있다고 한다. 이런 민간 신앙적 사상이 「돌아앉는 돌거북」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마을 사람들과 절의 시주승 사이의 분쟁은 거북이의 머리를 없애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 때문에 절은 폐사하고 만다. 거북 머리 방향에 따른 마을의 흥망과 관련한 이야기는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