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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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報恩-神仙-洪成文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박정미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2년 12월 - 「보은하고 신선이 된 홍성문」 『순창의 구전 설화』상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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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 보은담|풍수담|신선담 |
주요 등장 인물 | 홍성문|정씨 |
모티프 유형 | 은혜 갚기|신선이 된 사람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신선이 된 홍성문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보은하고 신선이 된 홍성문」은 풍수지리에 통달한 홍성문이 신세를 진 정씨에게 아버지의 묫자리를 잡아 주는 것으로 은혜를 갚았다는 풍수담이자 보은담이고, 죽어서는 신선이 되어 승천하였다는 신선담이다. 홍성문이 죽은 후 시신도, 무덤도 본 사람이 없었다는 근거로 신선이 되었다는 믿음을 민중들이 갖게 된 것은 홍성문을 비범한 인물로 보았던 민중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채록/수집 상황]
2002년 12월 양상화가 엮어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상의 202~203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사자암에서 공부하면서 풍수지리에 통달하게 된 홍성문은 세상을 희롱하기 위하여 명당을 팔러 다녔는데, 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오일장을 택해 시장 거리로 나섰다. 사자암을 나서서 제일 먼저 가는 곳은 강진장이었고, 다음으로 덕치면 사곡리를 지나 가곡 마을 후록재를 넘어 뒷내장으로 갔다. 사자암으로 돌아갈 때도 이 길을 거슬러 왔다. 수년 동안 명당을 팔다 보니 때로는 상좌(上佐)와 둘이서 먹을 식량조차 구하지 못하고 사자암으로 돌아오는 때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먹을 것을 구하지 못했을 때마다 들러서 상좌를 시켜 한 달을 먹을 수 있는 쌀 두 말을 얻어 오게 하는 집이 있었다. 바로 정씨라는 사람이었는데, 홍성문 대사는 상좌에게 항상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별로 넉넉하지도 않은 살림이었지만 정씨는 조금도 싫다는 내색을 하지 않고 상좌에게 쌀을 내 주었다.
세월은 흘러 홍성문 대사도 천명을 다할 때가 되었다. 본인의 죽음을 느낀 홍성문 대사는 그동안의 신세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보니 시간이 없었다. 홍 대사는 상좌를 대동하지도 않고 급히 정씨 집으로 갔다. 그는 정씨를 만나자마자 대뜸 “지금 당장 자네 아버지의 묘를 파묘하여 가지고 저기 보이는 곳으로 이장을 하게나. 천광(穿壙)[시체를 묻을 구덩이를 팜]을 하게 되면 뾰족한 돌이 상중하에 보일 것이니 그것은 그대로 두고 아버지의 유골을 모시게.”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몸이 불편하여 산에 오를 수 없으니 빨리 서둘러 일하도록 하게나.”라며 재촉하였다.
정씨는 동생들을 불러 홍 대사가 가르쳐 준 곳에 천광을 하도록 하고, 자신은 아버지의 묘를 파묘하여 유골을 모시고 그곳으로 갔다. 도착해 보니 과연 천광을 하였는데 뾰족한 돌이 있었고, 동생들은 그 돌을 상중 두 개는 이미 뽑아 놓았고 마지막 하나를 마저 뽑기 시작하고 있었다. 정씨는 돌을 뽑지 말라고 당부했던 홍 대사의 말을 떠올리고는 동생들에게 그 말을 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였다. 정씨는 서둘러 동생들에게 그 돌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하였으나 이미 두 개를 뽑아 놓은 상태라서 다급한 마음에 홍 대사를 만나러 집으로 뛰어갔다. 홍 대사는 이미 거의 죽음 직전에 있었다. 정씨가 그 사실을 말하니 홍 대사는 “허허, 진사 두 장은 버렸으니 빨리 가서 하관하고 성분하게나.” 하였다. 정씨는 다시 묫자리로 돌아와서 아버지의 묘를 성분하여 놓고 평토제를 지냈다.
평토제를 지내면서 생각하니 홍 대사가 몹시 힘들어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집으로 달려와 보니 홍 대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죽었으면 시신이 사랑방에 있어야 할 터인데 시신도 없이 사라졌으니 도대체 알 길이 없었다. 이후 홍 대사를 보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또한 시신도, 무덤도 본 사람이 없었다. 그 후 사람들은 홍 대사가 신선이 되어 승천한 것이라고 믿었다.
[모티프 분석]
「보은하고 신선이 된 홍성문」의 주요 모티프는 ‘은혜 갚기’, ‘신선이 된 사람’ 등이다. 「보은하고 신선이 된 홍성문」은 세상을 희롱할 목적으로 명당을 팔러 다니던 홍성문이 신세를 진 사람에게는 그에 응당한 보은을 하는 진실함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이는 홍성문의 인물됨을 강조하는 하나의 장치이며, 홍성문이 죽어서 신선이 되었다는 후일담을 정서적으로 믿게 하는 근거가 된다. 풍수지리에 통달했다는 점은 세상의 이치를 모두 터득하였다는 의미로, 그의 죽음조차 범상치 않게 만듦으로써 홍성문의 재주가 출중했음을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 순창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홍성문과 관련된 설화로는 「사자암과 홍성문 대사」, 「명당을 팔러 다니는 홍성문」, 「홍성문과 만석 거부」, 「더벅머리 총각과 홍성문」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