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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의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2166
한자 出産儀禮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집필자 황금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평생 의례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아이의 출산을 전후하여 행하는 의례.

[개설]

출산 의례는 산전부터 산후에 이르기까지 육아와 관련하여 행하는 의례이다. 출산 의례에는 넓은 의미에서 아이를 갖기 위한 기자 의례(祈子儀禮)부터 임신과 출산 후 일정 기간 동안 새로 태어난 아이를 위한 갖가지의 의례가 포함된다. 출산 의례는 크게 산전 의례(産前儀禮)와 산후 의례(産後儀禮)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의례들은 모두 산모와 아이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한 실질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산전 의례]

1. 기자 의례

순창 지역에서 아이[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사람들은 적성면 채계산과 같은 명산이나 순창읍 백산리 대모암(大母庵)과 같은 절에서 공을 들이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여겼다. 복흥면 서마리 하마 마을에서는 용이 올라갔다고 하여 널리 알려진 백방산 아래 용바위가 유명한 기자 치성 바위이다. 적성면 내월리 내적 마을 입구의 큰 바위도 아들을 낳게 해 주는 바위로 알려졌다. 팔덕면 덕천리 태촌 마을산동리 팔왕 마을 남근석은 모두 기자 치성을 드리는 영험한 바위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오늘날에도 술병과 과일 등 아들 낳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공을 들이는 것 이외에도 주술적인 방법으로 아이 낳기를 기원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매우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까닭에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동계면 구미리 귀주 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 저녁 마당에 떡시루를 해 놓고 달이 뜰 때 치마를 벌리고 달을 받아 아들을 낳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2. 태몽

태몽은 임신 중에 임부 혹은 가족 구성원이 꾸는 꿈으로 ‘태명꿈’이라고도 한다. 태몽을 통하여 태아의 성별 혹은 장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여겼다. 동계면 구미리 귀주 마을의 한 주민은 늑대 두 마리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복흥면 서마리 하마 마을의 한 주민은 자갈 속에서 금덩어리를 일어내는 꿈을 꾸고 아들을 낳았으며, 그 아들이 승승장구한다고 한다. 팔덕면 산동리 팔왕 마을의 한 주민은 황소를 끌고 가는 꿈을 꾸었는데, 끈이 길면 아들이고 아이의 명도 길다고 한다.

3. 태아 예지법

태몽 외에도 임부의 배 모양이나 아기의 움직임을 보고 성별을 예지하였다. 임부의 허리가 가늘고 배가 뾰족하면 딸이고, 허리가 굵고 엉덩이가 펑퍼짐해 보이면 아들이라고 한다. 태아가 아들이면 가끔씩 놀고, 딸이면 자주 논다고 한다. 또한 바로 위의 형제가 엄지손가락을 빨면 남동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4. 태중 금기

임신을 하면 음식을 조심해서 가려 먹는다. 남의 집 제사 음식이나 상한 음식은 먹어서는 안 되며, 개고기나 오리고기 등은 가능하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오리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태어날 아이가 오리걸음으로 걷는다거나 손발가락이 붙어 나온다는 속설 때문이다. 임신부는 행동도 조심해야 하는데, 말을 묶어 놓는 ‘꼰대’를 넘어 다니면 열두 달 만에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절대로 넘지 못하게 하였다. 또한 불이 난 곳을 봐서도 안 되는데, 불이 난 곳을 보면 아이가 자라서 불에 덴다고 한다.

5. 유산 방지법과 유산법

귀한 아이를 가졌을 경우에는 임신 중에 아이가 잘못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약방에서 약을 지어다 먹는다. 순창읍복흥면, 인계면 등지에서는 임부가 배가 아프고 유산 기운이 있을 때 은반지를 삶아 그 물을 마시면 좋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유산을 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는 산에서 ‘장록[자리공] 뿌리’를 캐다가 삶아 먹거나 생즙을 내서 마시면 아이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독성이 강해 임부도 위험하므로 가능하면 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과거에는 아이가 생기면 할 수 없이 모두 낳았다고 한다.

[출산 의례(出産儀禮)]

1. 산실과 해산 준비

출산일이 가까워지면 임신부는 무명실과 가위, 배안엣저고리[배냇저고리], 기저귀, 아기 포대기, 미역 등을 준비한다. 미역을 준비할 때, 꺾거나 하면 출산 후 산모가 허리가 아프다고 하여 반드시 길이대로 두었다. 동계면 구미리 귀주 마을에서는 시렁 아래에 실을 달아 평평하게 매달아 두었다고 한다. 또한 해를 넘긴 미역을 쓰면 안 좋다고 한다.

팔덕면 산동리 팔왕 마을의 한 주민은 정월 초하루에 출산을 하여 시아버지가 미역을 미리 준비하지 못하여 토란대 말린 것을 삶아 첫국밥을 끓여 먹었다고 한다. 임산부가 평소에 기거하는 방에서 아기를 낳는데, 바닥에는 짚을 깔아 놓고 윗목에는 삼신상을 차려 놓는다. 삼신상은 바닥에 짚을 깔고 그 위에 상을 놓는데, 상 위에는 물 한 그릇과 쌀, 미역 한 가닥을 놓아둔다.

2. 산모와 산파

보통은 시어머니가 아이를 받는데, 이웃집 할머니 등이 도와주기도 한다. 산모는 홑치마를 입고 짚 위에서 아이를 낳는데, 아이가 짚 자락에서 태어나야 복 있게 잘 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늦게 나오면 시어머니가 삼신상에서 아이가 빨리 나오라고 빈다. 혹여 남편이 타지에 있는데 아이가 늦게 나오면 남편의 속옷을 꺼내 산모의 옆에 두거나 배 위에 올려 둔다. 또한 새로 집을 지어서 새 성주를 맞으면 아이가 늦게 나온다고 하는데, 이러한 경우 부엌에서 낳으면 아이가 빨리 나온다고 한다. 또 초가지붕 위로 올라가서 용마루를 말아서 걷어 놓고 소의 질마[길마]를 얹기도 하였다.

딸을 여럿 낳고 아들을 낳으면 귀하다고 해서 부엌에 가서 솥뚜껑에 아이를 받거나 오쟁이[남자 중의]에 받는다. 이것은 아이의 명이 길라고 하는 의미이며, 이렇게 받은 아이는 자라는 동안 ‘오쟁이’나 ‘개똥이’ 등으로 부른다.

3. 태의 처리

아이가 태어나면 탯줄을 자르는데, 아이 쪽으로 탯줄을 서너 번 훑은 다음 실로 양쪽 끝을 묶고 그 가운데를 가위로 자른다. 이때 탯줄을 묶는 실인 미영실은 두 줄을 무릎에 놓고 왼쪽 방향으로 살살 꼬아 만든다. 아이의 탯줄을 짧게 자르면 아이가 오줌을 자주 눈다고 해서 탯줄을 길게 잘랐다. 아이 배꼽이 떨어지면 그냥 버리거나 종이에 싸서 땅에 묻는다.

탯줄과 태반은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바닥에 깐 짚을 걷어 그 속에 싸서 대야와 같은 곳에 넣어 방 한구석에 놓아두었다가 3일이 지나면 아기 아빠가 저녁에 마당에서 태운다. 방위를 봐서 손이 없는 방향에서 태우며, 탯줄을 태운 재는 깨끗한 물에 흘려보낸다.

드물지만 태를 항아리에 담아 묻기도 한다. 태를 태우지 않고 약으로 쓰기도 하는데, 산모가 태를 술에다 세 번 적신 다음 그 술을 마시면 훗배앓이[해산한 뒤에 생기는 배앓이]가 낫는다고 한다. 또 폐병이나 암에 걸린 사람들은 탯줄로 술을 담가서 그 술을 마시거나 태를 잘라서 콩고물에 찍어 먹으면 낫는다고 한다.

4. 해산 국밥

산모가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먹는 밥을 ‘첫국밥’이라고 한다. 첫국밥은 시어머니가 해 주는데, 삼신상에 놓았던 미역과 쌀을 조금 가져다가 밥과 국을 해서 가져온다. 이때는 반드시 삼신상에도 같이 차려 놓는다.

5. 금줄

순창 지역에서 아이 낳은 후에 거는 금줄을 ‘인줄’이라고도 부르는데, 왼새끼로 꼬아 산모와 아이가 기거하는 방에 한 줄 걸고, 대문에도 한 줄 건다. 금줄을 걸어 두어 상주나 짐승을 잡은 사람 등 궂은 사람의 출입을 금한다. 이를 어기면 아이가 아프고 힘들다고 한다. 팔덕면 산동리 팔왕 마을의 한 제보자는 첫째 아들이 태어났을 때 복을 입은 이웃 사람이 금줄 밑으로 불쑥 들어오는 바람에 갓난아기가 젖도 잘 못 먹고 살도 찌지 않았다. 게다가 자라면서 젖도 돌 안에 떨어지고, 홍역 등을 앓아 무척 고생을 하였다고 믿고 있다.

아들을 낳으면 고추와 숯, 짚을 꼬아 만든 한 뼘 정도의 새끼 등을 꽂고 딸을 낳으면 숯과 솔가지를 꽂는다. 솔가지는 바늘을 상징해서 딸이 커서 바느질을 잘 하라는 의미로 꽂는다. 동계면 구미리 귀주 마을의 한 제보자는 금줄에 연필도 꽂아 두어 아들이 공부를 잘 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금줄은 대개는 삼칠일 동안 걸어 두는데, 길게는 일곱이레까지 걸어 두기도 한다. 거둘 때는 아침에 일찍 하며, 늦게 거두면 아이가 훗날 혼삿길이 늦게 터진다고 한다. 금줄을 치울 때는 그냥 돌돌 말아서 대문 한쪽에 두거나 문설주에 걸어 두는데, 아들 낳은 금줄을 가져다가 임부의 허리에 두르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한다. 또 고추를 빼서 삶아 먹기도 한다.

[산후의례]

1. 산실 출입과 수유

시어머니나 남편은 출산 후 아기를 바로 볼 수 있지만, 시아버지는 아이가 태어난 뒤 사흘 정도는 지나야만 볼 수 있었다. 출산 후 젖이 부족하면 동네 샘이나 산속의 옹달샘에 가서 젖을 타 온다. 젖을 타 오는 방법은 동이나 병에 물을 담아 온다. 물을 담을 때, “울 애기 젖 타 간다.”고 하면서 담고, 집에 와서 샘에서 떠온 물 한 그릇을 삼신상에 올려놓고 “어진 삼시랑님네 울 애기 젖 좀 많이 타게 해 주세요.”하면서 비손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작은 병 두 개에 물을 담아서 솔잎으로 입구를 막은 뒤 양쪽 가슴 밑으로 병을 각각 보듬어 젖가슴인 것처럼 해서 집으로 가져온 뒤에 삼신상에 올려놓고 젖이 많이 나오기를 비손한다. 이와 반대로 젖이 너무 많으면 짜서 굴뚝에다 버렸다.

2. 삼신상

아기를 태워 주는 신격을 ‘삼신할매’, ‘삼시랑님’ 등이라고 부른다. 삼신을 위하여 차리는 상을 순창 지역에서는 ‘삼시랑상’이라고 부른다. 출산 당시와 이렛날, 아이의 백일과 돌에 차린다. 출산 시에 차려 놓은 삼신상은 3일이 지나면 치우고, 그 뒤로는 일곱이레를 다 쇠도록 매일 물만 한 그릇씩 떠 놓는다. 이렛날마다 차리는 삼신상은 바닥에 짚을 깔고 그 위에 상을 놓는데, 깨끗한 물 한 그릇과 밥, 미역국을 각각 한 그릇씩 올린다. 마지막 일곱이레 날에는 밥, 국, 물 이외에 찹쌀에 통팥을 넣은 시루떡을 해서 시루 째 상에 올린다. 백일과 돌에도 일곱이레 날과 같이 상을 차려 놓는다. 만약 사산아를 출산했을 경우에도 삼신상을 차려 놓는다.

[육아(育兒)]

1. 아기의 옷

태어나 아기가 처음으로 입는 옷을 ‘배안엣저고리[배냇저고리]’라고 하며, 미영[무명] 베나 융으로 만들고, 가난한 집에서는 헌 옷으로 만든다. 배냇저고리는 옷고름 대신 양쪽에 실을 달아 묶는데, 한쪽 실을 길게 해서 아이의 몸통을 한 바퀴 돌린 다음 앞에서 여민다. 이때 실은 여러 가닥을 왼새끼 꼬듯이 꼬아서 만든다. 배냇저고리는 이레까지만 입히며, 이후에는 일상적인 옷을 입힌다. 배냇저고리를 버리지 않고 보관해 두었다가 아이가 커서 큰 시험을 볼 때 가지고 가면 운수가 좋다고 해서 따로 보관하기도 한다.

2. 작명

아이의 이름은 집안 어른들이 짓는다. 남자아이들은 집안의 항렬에 따라 지으며, 여자아이는 항렬을 따라 짓지 않아도 되므로 자유롭게 짓는다. 적성면 내월리 내적 마을에는 기자석에 빌어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이름에 ‘돌 석(石)’자를 쓴 사례도 있다. 딸이 많은 집에서는 다음에 아들 낳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여자아이에게 남자아이 이름을 지어 준다. 복흥면 서마리 하마 마을에서도 그러한 사례가 보인다. 첫째 아들 이후 계속해서 딸 넷을 낳자 넷째 딸에게 ‘영춘’이라는 남자 이름을 지어 주고 남동생을 보았다고 한다. 특별히 귀한 아이는 본이름 외에 ‘개똥이’ 등으로 험하게 부르는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험하게 불러 주어야 오래 산다고 한다.

3. 손발톱의 처리

아이가 태어난 지 이레 정도가 지나면 어느 정도 손발톱이 자라므로 그때 잘라 준다. 이때 아이의 손발톱은 엄마의 이로 끊어 주며, 보관하지 않고 그냥 버린다.

4. 아기를 위한 잔치[백일, 돌]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이 되거나, 1년이 되면 상을 차려 준다. 과거에는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백일은 잘 챙기지 않고 돌만 챙겼다. 그렇지만 백일에도 백설기는 삼시랑상에 올리고 동네 사람들에게도 돌렸다. 돌에는 삼시랑상과 함께 돌상을 차린다. 이때 돌상을 차려 놓고 ‘돌잡이’도 한다. 돌잡이를 할 때는 돌상에 연필, 돈, 쌀, 실 등을 올려놓고 아이로 하여금 잡게 하는데, 아이가 무엇을 잡는가를 보고 아이의 미래를 점쳤다. 아이가 연필을 잡으면 영리해서 공부를 잘하겠다고 하고, 돈을 잡으면 부자로 살겠다고 하고, 실을 잡으면 명이 길겠다고 여겼다.

5. 첫나들이

산모는 아이를 낳은 지 적어도 삼일에서 일주일 정도 쉬어야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집안에 사람이 없어서 단손일 경우에는 일을 해야만 하므로 출산 후 바로 일을 하기도 하였다. 과거에는 시어머니들이 출산한 며느리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정지 바닥을 밟아야 빨리 야문다.”는 말이었다고 하는데, 빨리 일을 시작해도 된다는 시어머니의 생각이 담긴 말이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바깥출입을 하는 시기는 대개 서너 이레는 지나야 할 수 있다. 하지만 백일 때까지는 조심한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외가에 갈 때는 돌이 지나서 간다. 외가에 갈 때는 아이에게 부정 타지 말라고 이마에 숯 검댕을 찍고, 아이의 겉옷 등짝에 삼각형으로 바느질을 해 매단 바늘과 명태 대가리를 달고 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명태를 업고 가기도 하는데, 이때 명태는 아이가 돌 때 입은 돌복 위에 두르는 돌띠로 고정한다. 외갓집에 도착하면 아이를 안고 변소부터 들어가 인사를 시키는데, “개 왔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개에게 똥을 먹이면 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6. 건강과 장수의 기원, 아이의 사망

아이가 자라는 동안 단골에게 가서 무탈하고 장수하기를 기원한다. 만약 아이가 자라는 동안 홍역이나 손님에 걸리면 대문 위에 금줄을 치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한다. 홍역에 걸리면 떡시루를 두세 번 정도 하는데, 홍역이 솎일[시작할] 때와 홍역이 시루질[사그라질] 때 떡시루를 해서 삼신에게 올린다. 홍역보다는 손님이 더 무서운 병이어서 손님에 걸려 아이가 많이 죽었다고 한다. 동계면 구미리 귀주 마을에서는 열이 가라앉으라고 산토끼 똥이나 겉보리를 볶아서 물을 끓여 먹였다고 한다. 아이가 사산아로 태어났거나 자라다 사망하면 옷가지나 포대기에 둘둘 말아서 땅에 묻었는데, 이를 ‘아장살’이라고 한다.

[기타]

탯줄을 목에 감고 태어난 아이는 ‘웃줄에서 태어났다’ 혹은 ‘뒷구지게 났다’고 하는데, 이는 염주를 목에 감고 태어났다는 의미이다. 이런 경우 절에 가서 공을 들이며, 개고기를 먹이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날 때 몸 어딘가에 피를 콕 찍은 듯이 묻히고 태어나는 아이는 커서 살인을 할 아이라고 해서 좋지 않게 여긴다. 이런 경우 소나 돼지를 잡는 사람이나 고기를 팔러 다니는 사람에게 아이 엄마가 칼을 해 주는데, 칼을 새로 마련해서 줄 때는 아이가 칼로 고기를 한 번 찍은 다음 고기 장수에게 준다고 한다. 태어난 아이의 명이 짧거나 어미를 둘 삼아야 할 팔자[결혼을 두 번 할 팔자]라고 할 때는 단골[당골]에게 판다. 팔 때는 촛대나 징을 해 주며, 명절이면 늘 찾아가서 답례를 해야 한다.

[현황]

요즘 순창의 농촌 지역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가 어렵다고 한다. 게다가 가정이 아닌 병원에서 출산을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출산 의례나 금기 등의 풍속도 대부분 행해지지 않고 있다. 또한 남아 선호 경향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참고문헌]
  • 『한국인의 일생 의례』-전라북도(국립 문화재 연구소, 2009)
  • 『한국 민속 신앙 사전』-가정 신앙 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1)
  • 인터뷰(서마리 하마 마을 부녀회장 구기순, 여, 64세)
  • 인터뷰(서마리 하마 마을 주민 이규례, 여, 70세)
  • 인터뷰(서마리 하마 마을 주민 유영순, 여, 80세)
  • 인터뷰(산동리 팔왕 마을 주민 박복술, 여, 84세)
  • 인터뷰(산동리 팔왕 마을 주민 설순임, 여, 86세)
  • 인터뷰(산동리 팔왕 마을 주민 정남순, 여, 93세)
  • 인터뷰(구미리 귀주 마을 주민 신보순, 여, 72세)
  • 인터뷰(구미리 귀주 마을 주민 이복례, 여, 82세)
  • 인터뷰(구미리 귀주 마을 주민 정지임, 여, 91세)
  • 인터뷰(내월리 내적 마을 부녀회장 양남희, 여, 69세)
  • 인터뷰(내월리 내적 마을 이장 양병만, 남, 6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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