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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 풍속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901732
한자 歲時風俗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순창군
집필자 황금희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계절에 따라 관습적·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생활 의식.

[개설]

세시라는 말은 해[年]와 때[時]의 합성어로서 사시절, 시절, 절후, 명절 등의 뜻을 지닌다. 세시 풍속은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한 해를 단위로 일정한 시기에 관습적·주기적·전승적·반복적·의례적으로 거행되는 행동 양식 또는 생활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세시 풍속은 음력의 월별 24절기와 명절로 구분되어 있으며, 집단적 또는 공통적으로 집집마다 촌락마다 또는 민족적으로 관행(慣行)에 따라 전승되고 있다. 순창 지역에서 과거에 행해졌거나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는 세시 풍속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봄: 음력 1~3월의 세시 풍속]

1. 설날

설날 차례 상에는 떡국을 올린다. 닭을 잡아서 뼈째 절구통에 찧어 놓고 밀가루를 섞어 납작하게 만든 다음 팔팔 끓인 장에 넣으면 떡처럼 부서지지 않게 된다. 이렇게 만든 장을 조금 넣고 닭고기와 떡을 넣어 떡국을 끓였다. 온 가족이 새 옷으로 갈아입고 차례를 지낸 뒤 세배를 드리고 성묘를 간다. 설날에 처음 우는 짐승으로 점을 치는데, 까치가 울면 새로운 소식을 가지고 와서 복이 많이 들어온다고 예측한다.

2. 액막이와 안택굿

정초에 집안에 재수가 있으라고 시루떡과 밥, 미역국과 나물을 장만하여 성주상과 삼신상을 차렸다. 삼재가 들었으면 삼재막이[뱅이]를 하는데, 삼거리 길에 짚을 열십자로 깔고 그 위에 밥과 국, 떡, 나물을 놓고 손 없는 방향을 보아 명태 한 마리를 사다가 일곱 매듭을 묶어 땅에 묻는다.

또한 정초에 점을 보아 신수가 사납다고 하면 삼거리에서 액막이를 하는데, 막대기를 열십자로 묶어 놓고 헌 옷을 입혀 허수아비를 만들어 땅에 놓고 바가지에 밥을 담아 된장 물을 타서 부엌칼로 바가지 물을 사방에 흩뿌리는 ‘물영개질’을 한 다음 허수아비를 태워 버린다.

집안에 탈이 없기를 바라는 뜻에서 14일 밤에 독경쟁이를 불러 경을 읽는다. 말에 쌀을 수북하게 담고 떡과 나물로 상을 차린 다음 부엌 아궁이 앞바닥에 멍석을 깔아 놓고 그 위에 앉아서 북과 징을 양쪽에 두고 치면서 경을 읽으며 안택굿을 한다.

3. 12지일

정초 쥐날에는 농가에서 방아를 찧으면 그해에 쥐가 없어진다고 하여 밤중에 부녀자들이 빈 방아를 찧는 풍습이 있었다. 뱀날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 오면 여름날 우물에서 뱀이 나온다고 하여 ‘비암막이[뱀방]’를 하는데 작은 종이에 ‘사(巳)’, ‘동사(冬巳)’, ‘용의방(龍義方)’ 등의 글자를 써서 마루 밑 등에 거꾸로 붙인다. 또 아주까리 대에 짚으로 새끼줄을 길게 만들어 묶고 거기에 머리카락이나 한지를 달아 뒤꼍이나 집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뱀 끗자, 뱀 끗자”라고 외치고 나서 집 밖으로 멀리 던진다. 뱀날과 용날에는 샘에서 물을 길으면 여름에 우물에서 뱀이 나온다고 해서 물을 길어 오지 않는다. 말날에는 장을 담근다.

4. 입춘

한지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등의 입춘축을 써서 방문 위에 붙이면 재수가 있다고 한다. 입춘 날 들에 나가 보리를 뽑아서 그 뿌리를 보고 점을 친다. 보리 뿌리가 많으면 보리농사가 풍년이고, 뿌리가 하나이면 흉년이 든다고 예측한다.

5. 정월 대보름

대보름에 찰밥을 해서 먼저 차례 상을 올린다. 찰밥은 찹쌀·조·수수·보리·팥 등을 넣어 만들며, 찰밥을 먹을 때는 토란 잎 등 여러 나물에 싸서 먹는데 이를 ‘보쌈 먹는다.’고 한다. ‘노적 쌓기’라고 해서 자르지 않은 김 1장에 찰밥을 담아 싼 ‘노적 쌈’을 상 위에 올린다. 다른 명절에는 따뜻한 밥과 국을 먹게 되는데, 보름에는 미리 장만한 찬 음식을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두부를 먹으면 살이 찌고, 무를 먹으면 여름을 시원하고 무사태평하게 보낼 수 있다. 보름날 아이들은 바가지를 들고 일곱 집이나 아홉 집의 찰밥을 얻어다 먹는다. 이렇게 하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

해 뜨기 전에 친구의 이름을 불러 대답을 하면 “내 더우”라고 하면서 더위를 판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내 더우 니 더우 맞더우”라고 하면서 더위를 되팔기도 한다. 금과면 매우 마을에서는 일부 노인들이 지금도 보름날 잊지 않고 더위팔기를 한다.

대보름날 개에게 먹이를 주면 파리가 끓을 뿐 아니라 개가 파리해진다는 전설이 있다. 이날 아침에 소에게 밥과 나물을 주는데, 소가 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점친다. 채반에 밥과 나물을 담아 감나무나 장독대 또는 절구 위에 올려놓는 것을 까치밥을 준다고 한다.

대보름날은 누구든지 밥을 아홉 그릇 먹으며, 남자는 나무를 아홉 짐 하고, 여자는 삼을 아홉 소쿠리 삼는다는 말이 있다. 열심히 먹고 부지런히 일을 하라는 뜻이다.

보름날 저녁 언덕에 싸리로 홰를 만들어서 달이 떠오르면 불을 붙여 달집을 태우면서 “달맞이 하오”라고 외치며 노는데, 이를 ‘망우리[望月]’라 한다. 놀다가 흥에 겨워 마을끼리 충돌이 되면 한바탕 결전을 벌이기도 했다. 팔덕면 태촌 마을 주민은 어린 시절 석전과 홰싸움을 하다 이엉을 얹을 짚 더미를 태워 먹고 혼난 적도 있다고 한다.

정초에 연날리기 놀이를 하는데, 대보름에는 연에 ‘재액속거천리(災厄速去千里)’라 쓰고 연실에 화심을 달아 날리다가 그 화심이 차차 타들어가 실에 불이 붙어 끊어지면 연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이를 ‘액막이’라고 한다. 대보름날 다리를 밟으면 일 년간 다리병이 없고, 열두 다리를 밟으면 열두 달 액을 면한다고 한다. 순창 지역에서는 다리를 자기 나이 수대로 밟는다.

한 해 신수가 좋지 않다고 하면 액을 풀기 위해 14일 밤 냇가에 가서 오쟁이에 모래를 담은 노두[노지]를 개천에 놓는다[노두 놓기]. 이날 절굿공이를 들고 마당 귀퉁이를 찧고 다니는데, 이렇게 하면 집안에 동티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날 밤에 마당에 댓불을 놓거나, 마을에서 달집태우기를 하며 망월래를 한다. 마을에서는 줄다리기를 하고 지신밟기를 하는데 이를 마당밟이, 걸궁 또는 매구라고 한다.

6. 영등

2월 1일부터 20일까지 영등할머니를 위해 놓고 정성을 다하여, “양양(兩陽)이 알맞게 하여 주십사.” 하고 기도를 드린다. 그동안 비가 잦았거나 바람이 부는 등 날씨에 따라 ‘물영등’이 내렸느니, ‘바람영등’이 내렸느니, ‘불영등’이 내렸느니 하며 여기에 알맞은 준비를 하는 것을 ‘영등맞이’라고 한다.

초하루를 ‘하리드렛날’이라 하며 여러 가지 콩을 볶는데, 입으로 “좀 볶으자.” 하면서 볶는다. 이는 농사에 해가 되는 벌레가 없어지기를 기원하는 의미이다. 또 노래기를 쫓기 위해 지붕에 솔가지를 던지고 쑥불을 피운다.

이날 먹는 별식으로는 ‘콩집’이 있다. 양푼에 찹쌀을 갈아 설탕을 넣고 볶은 콩을 섞어 골고루 버무린 다음 아랫목에 넣어 두면 쫀득한 누룽지처럼 되어 아주 맛이 좋다.

초하루가 지나면 본격적인 농사철에 접어들게 되므로 머슴들이 “썩은 새끼줄을 가지고 산에 목매달러 간다.”는 말을 한다. 금과면 신매우 마을에는 공동 우물이 하나 있는데 예전에는 이날 샘을 푸고 음식을 장만하는 샘제를 지냈다.

7. 삼짇날

음력 3월 3일 삼짇날은 지난해 9월 9일 귀일날 강남 갔던 제비가 옛집을 찾아 돌아오는 날이라고 한다. 순창에서는 삼짇날 멥쌀가루에 쑥을 넣어서 만든 ‘정절편[일종의 달떡]’을 해 먹는다. 한편 진달래꽃을 뜯어 전을 부쳐 먹는데, 이를 화전(花煎)이라고 한다. 이 무렵 부녀자들은 경치 좋은 곳으로 가서 하루를 즐기며 놀았는데, 이를 ‘화전놀이’라 한다. 여자아이들은 난초 풀을 막대기에 매어 땋아 풀각시를 만들고, 수숫대로 국화잠이나 나비잠 등 비녀를 만들어 찔러 놓고 논다. 남자아이들은 풀을 꺾어 하얀 진액이 나오면 양쪽에서 서로 맞대고 진액을 자기편으로 가져오는 풀싸움을 한다.

삼짇날 처음 본 곤충으로 그해 운수를 점치기도 한다. 벌이나 개미를 보면 그해 부지런하다고 하며, 흰나비를 보면 상복을 입고,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를 보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뱀을 먼저 보면 그해 게으르다고 한다. 또한 당산나무 잎이 돋는 것으로도 점을 치는데, 당산나무 잎이 2번에 피면 그해 큰물이 2번 들고, 3번에 걸쳐 피면 큰물이 3번 든다고 한다.

8. 한식·청명

한식에는 선영을 돌보는 일을 많이 한다. 묘소가 허물어졌으면 보수를 하고, 개사초나 개사토도 이날 주로 한다.

9. 곡우

곡우에는 씻나락을 담가 놓는다. 이날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고 여긴다. 그리고 ‘곡우물 마신다’고 해서 산으로 고로쇠 물을 마시러 많이 간다.

[여름: 음력 4~6월의 세시 풍속]

1. 초파일

불교 신자들은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등을 켜기도 한다. 민가에서도 아이들이 종이를 오려 종이 깃발을 만들어 마을을 돌아다니며 쌀이나 벼를 구걸하여 등불을 켜는 비용으로 사용하였다. 또 등석(登夕)이라 하여 등대를 세우고 집안 식구 수만큼 등을 만들고 촛불을 켜기도 하였다.

2. 단오

음력 5월 5일은 단오이다. 본래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이지만 순창에서는 다른 명절보다 약하다. 다만 부녀자들과 관련된 행사가 풍부했다. 단오에 부녀자들이 상추에 맺힌 이슬을 받아 세수를 하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며, 분을 개어 바르고 치장을 한다. 창포물로 머리를 감으면 윤기가 나고 향기도 오래 간다. 창포 뿌리로 만든 비녀에 수복(壽福)이라고 글자를 새겨 꽂았는데, 귀신을 없애는 풍속이었다.

단오 전날 익모초를 찧어 생즙을 내서 저녁에 장독대에 놓아두면 밤이슬을 맞아서 다음날 아주 시원하게 되는데, 그것을 단옷날 마시면 속병이 없어지고 좋아진다. 쑥이나 여러 가지 산야초를 뜯어다 말려 놓으면 비상시에 약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약효가 좋다. 단오에는 찔레꽃을 따서 밀가루에 섞어 전을 부쳐 먹는다.

단오에 근처 폭포나 약물을 맞으면 몸에 생긴 병이 낫는다고 하며, 순창 지역에서는 인계의 두렁쟁이, 구림의 물통골이 약효가 좋기로 유명했다. 단오에 부녀자들은 그네뛰기를 했다.

3. 유두

음력 6월 15일을 유두라고 한다. 이날 아침에 밥·호박전·나물 등을 사당에 올려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를 ‘유두천신’이라 하였다. 농가에서는 논과 밭 가운데 밀개떡·참외·생선·음식 등을 차려 놓고 농신에게 곡식이 잘되게 해 달라는 농신제를 올리기도 하였다. 또한 액을 쫒는다하여 밀가루를 구슬처럼 빚어 오색으로 만든 다음 3개를 포개어 실에 꿰어 문기둥에 달아매기도 하였다. 이날 사당에 올리는 벼나 콩을 유두콩이라 하였다. 유두날 음식물을 가지고 얕은 시내나 산간 폭포에 가서 머리 감기, 몸 씻기, 음주 등으로 하루를 즐겼는데, 이는 액을 면하고 더위를 잊기 위함이라고 한다.

4. 복날

연중 가장 더운 때로서 금기복장지일(金氣伏藏之日)이라 하여 더위를 피한다는 의미에서 피서회를 열고 개장탕을 먹어 입맛을 돋운다. 곳에 따라서는 팥죽을 먹기도 하였다.

5. 만두레

농번기에 결성되는 농부의 공동 작업체이다. 전라도 지방의 특수한 풍속으로서 한 동리에 사는 농가마다 한 사람씩 내어 두레꾼을 만들어 마을 전체의 작업을 하게 된다. 일이 끝난 뒤에는 최초의 약속에 의하여 두락 당 얼마씩 정한 대로 수입하여 두레꾼의 노동 일수에 따라 지불하고 잉여금의 일부는 두레꾼의 놀이 비용에 충당하며, 나머지는 마을을 위한 공동 자금에 사용된다.

6. 오이심리

6월에 오이를 처음으로 수확하면 이 첫물 오이를 따다가 조상님께 먼저 올린다.

7. 만들이

유두와 칠석 사이 3번 논매기가 끝난 후에 풍물을 치면서 상머슴을 소에 태우고 농사를 가장 많이 짓는 집에 들어간다. 그 집에서 닭을 잡고 음식과 술을 내놓으면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가을: 음력 7~9월의 세시 풍속]

1. 칠석

칠석은 견우성과 직녀성이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날이다. 이날 아침 비가 오면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 반갑고 그립던 정에 흘리는 눈물이고, 저녁에 비가 오면 이별하는 슬픔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라고 한다. 칠석날 밤에 부녀자들이 바느질과 길쌈 잘 하는 재주를 비는 것으로 걸교(乞巧)가 있다.

2. 백중

음력 7월 15일에는 밀개떡을 해서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다. 올벼심리를 하기도 하는데, 일찍 여문 나락을 훑어다가 쪄서 말린 쌀로 밥을 해서 쇠고기를 넣은 무국·시루떡·호박전·솔전·나물 등을 해서 성주상과 삼신상을 차린다. 제사를 지낸 후에는 식구들끼리만 음식을 먹는다.

이 무렵이면 논에서의 일이 다 끝나서 다시 김매러 들어갈 일이 없으므로 호미를 씻어 두고, 이날을 명절로 여겨 일을 하지 않고 하루를 쉰다. 머슴들의 날이라고도 하는데, 마을에서 농사가 제일 잘된 집 머슴 중에서 우두머리를 삼아 그 머슴에게 삿갓을 씌우고 황소에 태워 수많은 머슴들로 하여금 에워싸게 하고 노래와 춤을 추며 마을을 돌아다니는 풍습이 있다.

백중날 아침에는 ‘곡식을 백 가지 마련한다.’고 해서 천신(天神)이 그해 곡식 양을 결정하기 때문에 일찍 들에 나가지 않는다. 오후에는 음식을 조금씩 밭 가장자리에 뿌리기도 한다. 백중에는 가까운 해변가로 모래찜질을 하러 간다.

3. 추석

음력 8월 15일은 설날과 더불어 가장 큰 명절이다. 햇곡식으로 밥과 떡을 해서 차례 상을 차린다. 차례 상에는 햇곡식 이외에도 갓 수확한 햇과일 등으로 풍성하게 차리고 송편을 빚어 올린다.

차례를 지내고 나서 가족들이 약간의 음식을 준비하여 조상의 묘소로 성묘를 간다.

추석에 조상 단지를 갈아주기도 하는데, 갓 수확한 햅쌀로 방안에 놓아두었던 조상 단지의 묵은 쌀을 새로 갈아 넣는다. 묵은 쌀은 밥을 지어 식구들끼리만 나눠 먹는다.

추석에는 씨름·강강술래·널뛰기·윷놀이·닭 잡아먹기·깍쟁이 놀이 등을 한다. 농가에서 추석날 비가 오면 보리농사가 흉년이 든다 하여 꺼린다. 이날 비가 오면 토끼가 포태를 못하고, 개구리가 알을 못 낳고, 메밀도 결실을 못한다고 한다.

4. 중양절

음력 9월 9일은 중양(重陽) 혹은 양구(陽九)로, 제비가 강남으로 간다고 한다. 이날은 국화전과 화채 등을 만들어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사람도 많다. 순창 지역에서는 ‘귀일날’이라고 하며, 이날 시루떡을 해 먹는다. 아침에 밀개떡이나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 조상께 제를 지낸다. 또 객귀나 생사 불명의 조상들도 이날 함께 위로를 한다. 사냥을 하러 산에 오르며, 술과 과실로 성묘하고 나서 형제끼리 수유(茱萸)를 머리에 꽂는다고 한다.

[겨울: 음력 10~12월의 세시 풍속]

1. 상달

일 년 중 가장 소중한 달이다. 일 년 내 수고하여 거둬들인 농작물을 타작하여 신곡으로 신주 신찬을 만들어 천지신명, 성주, 원근 조상께 보본 사은의 치성을 하는 시기이다. 마을에서는 대동굿, 도당굿 등과 가정에서는 고사 성주굿을 하고, 문중에서는 선영에 시제를 지낸다. 시제를 지내는 날짜는 집안마다 다르나 예전에는 대체로 10월에 많이 지냈다. 10월 모날에 떡을 해 먹는데, ‘무시루떡’을 많이 한다.

2. 동지

동지가 초순에 들면 애기동지라고 하며, 이날은 팥죽을 쑤지 않고 시루떡을 해 먹는다. 20일이 넘어 든 동지를 노동지라 하는데, 이날은 팥죽을 쑤어 집안 잡귀를 쫓으려고 사방에 솔잎으로 뿌린다. 팥죽을 그릇에 담아 하루 지나고 나서 팥죽의 모양을 살펴 이듬해의 강우량을 예측했다. 또한 팥죽에 들어가는 새알을 화로에 넣어 갈라지고 불어나는 모양으로 아이의 성별을 점치기도 했다.

3. 12월 중

대개 섣달에 문종이를 많이 바르는데, 정초에 문이 찢어지면 보름이 지나서야 다시 바를 수 있다. 섣달그믐에는 온 가족이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이날에는 설빔과 설음식 장만을 거의 다하고, 밤이 되면 새 등잔에 불을 붙여 방과 부엌 등 집안 곳곳에 불을 밝혀 묵은 것을 제거한다. 섣달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여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샌다. 또한 문 위에 복숭아 나뭇가지를 꽂고 마당에서 댓불 피우기를 하며 폭죽 소리를 들었다.

[기타]

윤달은 공달이라고 하며, 이때는 무슨 일을 해도 탈이 없다고 여겨 조상의 묘를 이장하거나 개사토를 하고, 수의를 장만하며, 집안의 부뚜막 등을 수리하기도 한다.

[참고문헌]
  • 『한국의 세시 풍속』Ⅱ-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편(국립 민속 박물관, 1998)
  • 『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사전』(한국 정신문화 연구원, 1999)
  • 『한국 세시 풍속 사전』(국립 민속 박물관, 2008)
  • 『복흥 면지』(복흥 면지 편찬 위원회, 2008)
  • 인터뷰(덕천리 태촌 마을 이장 윤영호, 남, 61세)
  • 인터뷰(덕천리 태촌 마을 주민 임정순, 여, 82세)
  • 인터뷰(매우리 매우 마을 주민 정갑숙, 여, 80세)
  • 인터뷰(매우리 매우 마을 주민 조원임, 여, 86세)
  • 인터뷰(서마리 하마 마을 주민 정남구, 남, 79세)
  • 인터뷰(귀미리 귀주 마을 주민 정지임, 여, 91세)
  • 인터뷰(갑동리 갑동 마을 주민 한판호, 남, 80세)
  • 인터뷰(갑동리 갑동 마을 주민 한순효, 여, 8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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